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제 실장
2005-12-26 의약뉴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연구개발진흥실 조헌제 실장의 2006년 새해 소망이다. 조헌제 실장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제약업계에 파란만장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고 진단하면서 내년에는 뭔가 소망을 실천할 수 있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조헌제 실장이 근무하고 있는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하 신약조합)은 물질 특허제도 도입에 대비해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지난 1986년 설립된 의약 연구개발 단체.
공동연구사업으로 정부출연연구비를 업계에 지원하고 있고, 정보자원사업으로 신약뉴스지 발간과, 국내외 자료의 검색 및 분석,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최신기술정보 제공 및 정보교류, 신약특허 정보 전산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기술협력 알선, 기술정보수집, 연구인력의 국제교류 등 국제협력사업도 아울러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연구시설을 갖춘, 54개 국내 제약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조 실장은 신약조합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한 인물로 업계 내에서도 잘 알려진 인물. 지난 1992년 이곳 신약조합에 입사한 조 실장은 그동안 업계 발전은 물론, 신약조합이 지금의 위치까지 성장하는데 많은 공헌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입사 초기 영문학(국민대) 전공을 살려 한국얀센의 신약개발관련 스토리를 사례 중심을 펴내,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지침서로 활용토록 한 것을 비롯해, 이후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현황을 공개, 신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기도 했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회자되고 있는, 세계적 신약 1개가 국내 자동차 수출 300만대 이상의 부가가치가 있다는 홍보물도 그의 작품 가운데 하나다.
또 최근 국내 제약기업의 가장 영예로운 상 가운데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대한민국신약개발상’을 최초로 기획, 올해로 6년째를 맞고 있으며, 최근까지도 약대 신입생의 필수 견학코스로 활용되다 올해 초 문을 닫은 ‘제약산업 신약개발관’(국립서울과학관) 설립을 주도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기금 조성을 위해 다수 기업이 일정한도액을 지원하고 참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제안, 새로운 재원조달 방식으로 업계와 정부의 주목받았으며, 최근에는 연구기관, 학교, 연구소, 벤처 등과 제약기업을 연계시켜 기술의 상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제약산업기술거래센터(PTBC)’를 설립, 책임기술거래역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겸하고 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조직, 갖춰진 조직보다는 갖춰지지 않은 조직에서 일하고 싶었다”는 조 실장은 “현재 맡고 있는 신약 연구개발 지원 역할에 대해 보람 있는, 국가를 위한 업무라는 생각이 일 추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기 시절 제가 방에 있는 것도 모르고, 빈대약 소독을 한 적이 있었답니다. 당시 서울대병원에 해독제가 단 1개 밖에 없었는데, 그걸 제게 투여했데요. 이후 전 생명을 얻었고, 이 분야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조 실장은 국내 제약기업의 글로벌 마켓 진출 지원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3년 전부터 한·중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한데 이어, 최근에는 북유럽인 스칸디나비아 지역과의 협력방안 모색에 나선 상태다.
“우리나라와 교류가 별로 없어서 그렇지, 스칸디나비아 지역은 우리 제약기업이 충분히 진출 가능한, 유망한 시장입니다. 그곳에서도 우리 기업과의 교류를 원하고 있고요. 현재 양국간 협력방안 마련과 함께, 협력 니즈(Needs)를 파악, 업계간 연계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신약조합의 중점사업은 현재 산자부의 신약개발 지원 관련 국책사업이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이를 뒷받침하고, 국내 산·학·연 협력 거점화를 통해 R&D 중점기업간 실시간 교류가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조 실장은 설명했다.
조 실장은 이와는 별도로 “현재 판매대행 수준에 머물러 있는 국내 제약기업에 국내외적인 아웃소싱의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가능하다면 해외로드쇼도 개최하고 싶다”는 욕심도 밝혔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우 바이오라는 용어 정의부터 개선돼야 합니다. 최근 바이오는 퓨전(fusion)화 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우리도 특정분야가 아닌 기술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념 정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 실장은 또 연구소, 학교, 바이오벤처 등 R&D 주체와 관련, 상업화가 가능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업계의 입장에서 기술공급의 원동력인 연구기관은 상업화가 가능한 기초연구를 진행해, 기업의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도 이를 상업화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함은 물론이고요.”
“앞으로는 R&D에 기반하지 않는 제약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젠 시장의 개념이 국내에 국한되기 보다는 해외 시장 진출을 전제하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국내 제약기업들이 생존 키워드는 ‘신약개발’입니다.” 조 실장의 제약산업 발전을 위한 조언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밝힌 조 실장의 좌우명은 ‘철학을 갖는 인생을 살자’는 것. 그는 이에 대해 “가정생활이나 직장,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철학, 즉 신념 없는 진실, 언행 등이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는 무엇을 하던 간에 자신의 생각이 반영된, 후회 없는 삶을 살자는 조 실장의 의지가 담긴 말. 이같은 신념으로 앞으로도 제약기업 발전에 기여하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