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 허강 "R&D 강화" 자충수 두나
2010-03-19 newsmp@newsmp.com
2009년 최악의 한해를 보낸 삼일제약이 R&D투자와 사업영역확대를 통해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전년비 7.6% 줄어든 1159억원의 매출액과, 1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남겼다.
주된 이유는 안과사업부의 분할로 관련 매출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사측은 분할된 회사의 매출을 포함하면 전년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올해도 획기적인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일제약의 매출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지르텍, 씨잘 등 UCB제약 제품이 계약만료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회사 측도 1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올 경영목표를 지난해보다 2.6%성장한 1189억원으로 잡았다. 당장에 외형성장을 이루기는 요원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삼일제약은 올해 내실을 다져 내년부터는 외형성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미라펙스를 도입해 신경과 시장을 개척하고, 베트남 시장 개척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외형성장과 함께 실속을 다지기 위해 삼일제약은 이날 ▲(의약품, 화공약품, 의약부외품 제조 및 판매업)의 수탁가공업 ▲인터넷 전자상거래업 ▲기술용역업 등으로의 사업영역확대를 포함하는 정관 변경 안을 승인했다.
허강 회장은 19일 열린 주총에서 "R&D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올해 말부터는 다양한 개량신약이 나올 것"이라며 "개량신약을 판매하지 않으면 다른 회사에서 이를 사가겠다고 나서 영업외 수익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에 정관을 변경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또한 지난해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허 회장은 "(안과사업부 분할로)수익이 많이 발생했을 때 절세하는 의미에서 미결분 등을 정리했기 때문"이라며 "금년부터는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외형축소에도 불구하고 안과사업부 분할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한미 FTA 및 유럽과의 FTA가 체결되면, 우리가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전문적인 기업과 함께 해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할을 통한 수익금의 사용 계획에 대해서는 "R&D에 주로 투자를 하고 있으며,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다"면서 "새로 출시될 개량신약은 정형외과와 CNS쪽 약"이라고 소개했다.
안과사업부와 알레르기치료제(씨잘, 지르텍) 등 굵직한 매출원을 정리하고 내실다지기에 나선 삼일제약이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 연구 개발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업인데 인프라가 부족한 삼일제약이 R&D를 강화 한다는 계획은 허강 회장의 자충수가 될 수도 있을 것" 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