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섭취문제, 부모가 부추긴다

2009-09-24     newsmp@newsmp.com
"안먹는다고 억지로 먹이지 마세요"
한국애보트, 소아 섭취장애에는 7가지 유형별 대응법 소개

우리나라 만 1세에서 12세 사이의 아동들 중 41%(796명 중 327명)는 편식 등 섭취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부모들이 대부분 강압적으로 대응하고 있어 더 큰 문제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애보트는 24일 세계적 소아소화기영양전문의 러셀 J 메리트 박사(LA 어린이 병원)와 분당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를 초청해 소아 섭취문제와 해결방안을 소개했다.

러셀 J 메리트 박사는 소아 섭취 문제를 ▲부모의 과잉기대에 따른 식욕부진(부모 오인형), ▲아동기 식욕부진(주위 산만형), ▲돌보는 사람과 상호작용 부족에 의한 섭취장애(상호작용 부족형), ▲예민한 감각으로 인한 음식거부(예민성 음식거부형, 편식), ▲산통으로 인한 섭취 방해(영아 산통형), ▲외상 후 섭취장애(섭취 불안형), ▲건강 이상으로 인한 섭취장애(건강이상형) 등 7가지로 구분했다.

이 기준을 토대로 양혜란 교수가 국내 298명의 소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위산만형이 74.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예민성 음식거부형(편식)이 66.8%, 부모오인형이 45%로 뒤를 이었다.

또 부모들이 섭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쫓아다니면서 먹이거나 강요·강압적인 대응을 하는 경우가 83%에 달했다.

따라서 아이가 정상적으로 영양을 섭취하고 있음에도 부모의 잘못으로 과잉대응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러셀 박사는 "아동의 섭취 문제를 강압적으로 해결하는 경우 9년 후에도 섭취문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케이스가 80%나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아이가 음식을 기피하고 부모가 이를 강압해 또다시 아이가 음식을 멀리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며 "강압적인 방법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모와 애정 관계가 돈독한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의 섭취문제 빈도가 크게 차이가 났다"며 "부모와의 밀접한 관계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셀 박사는 또 "강압적인 방법보다 부모나 다른 형제들이 먼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음식에 친근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섭취장애는 복잡한 원인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한다"면서 "섭취문제 인식, 식사 형태·기저 질환 등에 대한 연구, 섭취문제 유형, 유형에 맞는 관리의 4단계를 통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