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 정체성 확립 연구 필요"

서울아산병원 김준환 교수...의료정책포럼 기고

2019-11-13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전공의특별법 이후, 전공의들의 인력공백을 메울 제도로 각광받은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해 서둘러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학문의 영역까지 발전시켜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아산병원 내과 김준환 진료전담교수는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안덕선)에서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에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의 정체성 확립’이란 기고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016년 9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외형적으로 2019년 7월 기준 32개 기관 53개 병동에서 총 142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근무하고 있다.

▲ 김준환 교수.

장곡선이 예상보다 더디긴 하지만 2017년 하반기 이후 여러 지원 정책의 영향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대한외과학회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 연구회가 창립돼 입원전담전문의 연구 및 ‘입원 의학’이라는 학문적 영역으로까지 확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입원전담전문의의 정체성은 확립되지 못한 상태이다.

김준환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정착하기 위해선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새 직업군에 대한 정체성 확립이 필요하다”며 “입원전담전문의는 고령화, 동반질환 증가, 입원 처방의 복잡성, 중증도 증가로 인해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지는 입원 환자 진료의 전문가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전했다.

부족한 입원 환자 진료 인력에 대한 대체 인력의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 되고, 입원 환자의 질 향상, 안전 향상을 위한 부분까지 고려해야한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23년전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먼저 도입한 미국에서 이를 통해 그동안 재원기간 감소, 재입원율 감소, 병원 내 사망률 감소, 환자 및 동료 의료진의 만족도 향상, 전체 의료비용의 감소를 여러 연구를 통해 보여줬다”며 “우리나라 역시 역사가 짧지만 시범사업 연구 및 단일기관 연구를 통해 이를 보여줬고, 이러한 노력을 축적하다보면 ‘입원 의학’이라는 학문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선 입원전담전문의들의 노력도 필요하다”며 “매년 발전해가는 의학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입원전담전문의들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고, 입원전담전문의 연구회를 통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준환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는 계속 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필요성 역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입원전담전문의가 젊은 의사들에게 매력적인 직업이 되기 위해선 입원환자 진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의사라는 직업의 정체성을 찾고 확립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선 현재 내·외과 입원전담전문의 연구회를 통해 교육하고, 국민들에게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과 장점을 홍보하는 한편, 입원전담전문의 효과에 대해 연구해야한다”며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연구회에서 학회로 발전해야하고, 동시에 입원 의학이라는 학문의 영역까지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 학회, 병원, 입원전담전문의들이 협력해야하며 지속적인 지원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