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나온 의사, 유튜브 속으로

닥터프렌즈...의협 학술대회 초청 강연

2019-11-05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닥터프렌즈를 운영하는 이낙준 전문의, 오진승 전문의, 우창윤 전문의.

본격적인 유튜브 시대를 맞아, 수많은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의사들도 진료실에서 나와 유튜브 속으로 뛰어들어, 환자와 의사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의학 전문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는 지난 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36차 종합학술대회에서 ‘우리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라는 강연을 통해 의사와 환자의 관계, 의사의 선한 영향력 등에 대해 발표했다.

닥터프렌즈는 지난 5월부터 시작했으며, 현재 채널에 등록된 콘텐츠는 180여개, 구독자는 42만명, 총 조회수는 3400만회 정도 기록하고 있다.

닥터프렌즈를 운영하는 의사는 총 3명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오진승 전문의(닥터프렌즈 대표), 내과 우창윤 전문의(닥터프렌즈 의학 감수), 이비인후과 이낙준 전문의(닥터프렌즈 아이디어 뱅크)이다.

이들은 닥터프렌즈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의사와 환자가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창윤 전문의는 “의사가 된 이후, 주위에 몸이 아픈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과, 건강상의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친구나 가족들에게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면 큰 도움이 됐다”며 “그래서 참 많은 보람을 느꼈는데, 이런 걸 더 많은 환자들에게 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진승 전문의도 “어렸을 때부터 많은 미신이나 민간요법에 노출됐었는데, 의사가 되고 난 다음에 보니 민간요법이나 잘못된 상식이 포털사이트에 워낙 많이 있었다”며 “어렸을 때 감기에 걸리면 이불을 뒤집어써서 열을 내야 낫는다는 민간요법부터, 질외사정하면 안전하다는 잘못된 상식 등에 대해 의사로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친구들과 함께 해보면 재밌겠다는 마음이 들어 닥터프렌즈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낙준 전문의는 “원래 동영상을 찍은 뒤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올리려고 했는데, 막상 올리려고보니 주위에서 유튜브에 올리는 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된다는 의견을 들었다”며 “그래서 제일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을 거 같아서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 닥터프렌즈 채널.

지난 5월부터 시작된 닥터프렌즈는 ▲닥프가 알려주는 쉽고 재밌는 의학 상식 ▲Q&A ▲의사가 하는 의학게임 ▲미신타파 ▲의사의 눈으로 본 예술가 ▲닥프의 일상 VLOG ▲의사와 의학 드라마를 본다면 ▲닥프의 톡투닥 - 쉽고 짧은 건강 tip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우창윤 전문의는 “유튜브라는 채널을 보면 콘텐츠의 시대라는 걸 알 수 있다. 다양한 플랫폼들이 있고,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통시킬 수 있다”며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는 힘이 있다는 것을 콘텐츠를 만들면서 알게 됐다. 의학적 콘텐츠는 요구가 있지만 채워지지 않는 간극이 있어서 많은 힘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닥터프렌즈를 하는 것일까? 닥터프렌즈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병원 개업용이 아니냐, 상업적 목적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최근까지 각자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 세 전문의가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줄 알고, 진료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는 질문까지 있었다는 후문이다.

우창윤 전문의는 “초창기에는 개업을 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우리 세 사람은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게 아니고, 촬영은 집에서 이뤄진다. 일종의 SNS처럼 일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는 느낌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승 전문의도 “닥터프렌즈로 다양한 기회가 생겨서 의협 종합학술대회에 초청도 받게 됐다”며 “가끔 구독자분들에게 사인을 요청받는 일까지 생길 정도로 감사한 일이 닥터프렌즈를 운영하면서 생겼다. 이런 활동에 동참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강조했다.

현재 닥터프렌즈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홍보대상 등 활동을 통해 ‘의사의 선한 영향력’을 펼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닥터헬기가 인근 주민들의 민원에 의해 운행이 중단된 사실을 알고, 풍선을 터뜨리는 닥터 헬기 캠페인도 진행했다는 소식이다.

오진승 전문의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닥터헬기 캠페인 등이 닥터프렌즈의 방향이 결정됐던 거 같다”며 “작지만 훈훈한 영향력을 펼칠할 수 있어서 우리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강조했다.

▲ 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채널.

이후 이들은 닥터프렌즈를 통해 의사와 환자 간에 있는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좀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진승 전문의는 “우리나라를 보면 의사와 환자가 안 친한 거 같고, 어쩔 때는 적 같기도 하다”며 “많은 분들이 우리를 보면 의사나 병원이 무섭지 않고 친근하고 친숙하다고 말해주는데, 우리는 평범한 의사다. 좀 더 환자와 의사가 친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창윤 전문의도 “우리나라 의료보험 시스템이 잘 되어 있지만 사정상 짧은 진료를 할 수밖에 없어서 교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의사에 대해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며 “이런 오해를 우리가 풀어주고, 의사, 환자가 조금 더 가까워지면 조금 더 건강해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진료실을 나와 유튜브 속으로 뛰어든 건 닥터프렌즈 뿐만 아니다. 많은 의사들이 이미 채널을 운영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는 상태이며, 의사들의 대표단체인 의협 역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의협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집행부의 회무 및 정책 방향 등을 적극 홍보하는 동시에 수익까지 부가적으로 얻고 있는 상태다.

의협이 지난해 11월 용산 임시회관 인근에 방송 스튜디오를 설치했고, 2개월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1월 2일부터 자체 방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11월 3일 현재 의협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4만 5900여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동영상 수도 430개에 달한다. 총 조회수는 6886회이다.

현재 의협이 제작하는 주요 영상은 매일 보건의료 관련 뉴스를 전하는 ‘KMA 뉴스브리핑’(172개), 성명 및 대담, 시위‧집회 등 소개하는 ‘의협 정책 컨텐츠’(125개), 주요 질병 원인 및 치료법을 알려주는 ‘대국민 건강 컨텐츠’(30개) 등이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영상은 경기도 오산 정신병원 개설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의 막말 논란에 대해 최대집 회장과 박종혁 대변인이 진행한 대담(제목: 안민석 의원 “일개 의사가...” 막말에 최대집 의협회장 “절단을 내버리겠다”)으로 총 52만여회의 클릭수를 기록했다.

의협 박종혁 홍보이사겸대변인은 “닥터프렌즈의 바람과 의협의 바람이 다르지 않다. 의협도 닥터프렌즈처럼 선한 영향력, 의사와 환자가 좀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유튜브 채널이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앞으로는 의료계 소식 뿐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해 더 다양하고 양질의 영상을 만들 것”이라며 “이를 통해 협회가 국민들에게 더 신뢰받는 전문가단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