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강기정 "다양한 보건의료 주체 인정 해야 "

(인터뷰) 새로운 시대 새질서 필요 절실

2005-11-10     의약뉴스
"지금까지 의사와 약사는 보건의료의 주요주체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집단과 직역이 보건의료의 주체로 나서고 잇다. 보건의료계는 새로운 시대에 맞게 다양하고 합리적인 질서를 세워야 한다."

10일 열린우리당 보건복지위 강기정 위원은 의약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낡고 불합리한 질서를 극복하고 새로운 질서의 패러다임을 창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의료계가 낙후해 과거 의사와 약사만 있던 시대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이 있고 치과의사, 한의사들이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이 제 자리를 잡아야 하고 의사 약사들과 동반자 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계가 총체적으로 불합리한 요소를 개선해 낡은 질서를 새롭고 합리적인 질서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

강의원의 이같은 소신은 최근 한방이나 의약품 , 건강검진 관련정책 등을 쏟아내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한약재 품질관리 정책 토론회를 국회 헌정기념관 개최했다.

지난달 14일에는‘한국의약품안전정보원’설립을 골자로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 건강검진관련 독립의정보고서도 곧 발간할 계획이다.

그는 약사들의 불법조제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불법조제를 포함한 어떤 불법의료행위도 반드시 막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계도하고 위반에 대한 패널티를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열정적인 그도 자신의 소신과 다른 당론이나 정책이 추진될 때 무력감과 당혹감을 느낀다. 이런 상황이 의정활동을 하는 그를 가장 힘들게 한다.

그는 늘 함께 하는 의원 사무실 식구들에게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열심히 일해라고 강조한다. 기회는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보건의료계가 예방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해요. 질병을 사전에 막아 국민들이 건강하게 살게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복지위 소속 국회의원으로 임기 끝까지 충실히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정치적 포부나 목표는 없어요."

하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국회 보건복지정책을 추진하는 주체가 되고 싶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는 보건사회부장관을 지낸 민주당 김종인의원이 복지위를 떠나지 말고 임기말까지 꾸준하게 상임위 활동을 하라고 당부한 내용을 상기시켰다.

강의원은 보건의료계를 개혁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됐다. 개인사정도 있다.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셨을 때, 담당의사가 "간암으로 이 정도 살았으면 오래 살았다"고 말했다. 그에 충격을 받은 그는 보건의료계를 개혁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민주당이 건재하던 2000년 지역주의를 넘어서는 개혁을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무소속의 한계를 느낀 그는 개혁정당을 모색하다 유시민의원 등이 주도한 개혁당에 참가했다.

개혁당과 열린우리당의 합당으로 열린우리당에 들어간 그는 2004년 탄핵정국의 회오리속에서 당선됐다. 국회의원이 된 그는 문제제기 중심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과 달리 조정역할과 개인적 책임을 져야하는 국회의원의 책무를 통감했다고 한다.

그는 매주 금요일밤 9시 30분 KTX를 타고 광주로 간다. 새벽 1시에 도착해 잠깐 눈을 붙인 뒤 아침 7시 30분에 도시락을 먹으며 지역구 사무실 회의를 한다. 그리고 주중에 못 챙겼던 지역 인사들을 만나고 지역구 민원과 대소사를 챙긴다. 그에게는 주말이 휴일이 아니라 지역활동시기인 것이다.

그는 학생운동과 시민사회운동을 하면서 알게된 사람들을 꾸준히 만나려고 노력한다. 국회의원이 되면서 잃기 쉬운 초심을 지키려는 목적도 있다.

현재 86세 고령의 노모에 대한 감사함도 있지 않았다. 학생운동으로 갇혔을 때, 졸업하고 사회활동할 때,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가 낙선했을 때, 그 때마다 어머니는 믿고 지원해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어머니는 그가 광주에 갈 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해 주시기 위해 애 쓰신다. 여의도에 있을 때는 끼니를 매 번 사먹어야 하기 때문에 광주에 가면 꼭 집에서한 밥을 먹고 싶어한다. 아내는 모처럼 그가 오면 밖에서 외식하고 싶어하지만 양보하고 만다.

그는 "매주 광주가는 것이 전에는 힘든 줄도 모르고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며 내려갔으나 요즘에는 쉬면서 내려가려고 한다"며 피로가 누적되는 여의도 생활의 어려움을 나타냈다.

건강도 챙긴다. 올해 국감을 하면서 몸무게가 제법 늘어 퇴근 후 운동을 하고 있다. 일과가 끝나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자전거 타고 여의도공원에 가서 사무실 식구들과 삼대삼(3:3) 농구를 한다.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운동복으로 출근해 정장으로 갈아 입는다. 운동복을 입고 출근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는 경비 의경들이 신분확인을 요구했지만 요즘에는 알아보고 신참들을 교육시킨다고 한다.

그는 또 취미 이상으로 축구를 좋아한다. 광주에 있을 때 만든 '세몰이' 축구단은 지역에서 인정받는 축구단이다. 국회에서도 국회의원 축구연맹 회원으로 활동 할 정도였다.

맛의 고장 남도 출신인 그에게 서울 음식은 그다지 좋은 음식이 아니었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한정식은 비할바가 못됐다. 김치찌개나 동태찌개를 좋아하는 그는 사실 김밥과 라면을 ''무척'좋아한다.

매점의 김밥과 라면 매출 10% 이상을 강기정의원실에서 올렸을 거라고 장담할 정도다. "요즘에는 라면이 국민건강식품이 됐지요"하며 쑥쓰럽게 웃는 강의원은 아직은 서민의 정서를 가지고 있는 '건강한 국회의원'이었다.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nicebong@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