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회계기준 의무화 확대’에 반발

맹성규 의원 개정안 발의..."본질적 접근 필요” 주장

2019-06-15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의료기관 회계기준 대상을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된 것에 대해 의료계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가뜩이나 저수가와 최저임금 상승, 간호등급제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의료기관에 추가로 부담을 안겨주는 규제라는 지적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의료기관의 경영현황 파악과 회계투명성을 제고하는 취지에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의료기관 회계기준 적용 대상을 현행 종합병원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중소병원급 의료기관에 또 다른 업무만을 가중시켜 경영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으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중소병원계에서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데, 회계자료 의무보고의 경우 재산권 침해는 물론 오히려 경영수지분석 지원보다는 통제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이상운 의장겸공동회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의료법상에 회계자료 의무보고대상으로 중소병원까지 확대되면 당연히 부담이 커진다”라며 “어려운 중소병원에 과도한 규제를 설정하는 것보다 경영 개선을 위해 보다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의무만 가중되는 법안이 아닌, 실질적으로 중소병원이 지역사회에서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원에 집중해야한다는 게 이 의장의 설명이다.

이 의장은 “중소병원 경영악화는 극에 달한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 등 의료전달체계의 파괴와 준비되지 않은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의 속도 조절 실패”라며 “중소병원에 맞는 역할 제공에 정책적 지원이 집중될 필요가 있다. 이번 개정안은 의료현장을 무시한 전형적인 탁상행정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의협 역시 맹 의원의 개정안에 대해 “현재도 어려운 중소병원의 경영에 추가로 부담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의협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회계 투명성 제고 및 합리적인 수가 결정의 명목 하에 현행 종합병원급에 적용되는 의료기관 회계기준 의무화를 병원급까지 확대하고자 하지만, 이는 저수가와 최저임금 상승, 간호등급제 등의 인력난 등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의료기관의 추가 부담이 되는 개정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협은 “개정안에서 제시한 의료기관의 재무상태, 경영수지 분석 등은 이미 건강보험 청구와 국세청 세금신고 등으로 갈음하여 파악할 수 있다”며 “이를 의료기관 회계기준에 맞춰 의무화하는 것은 중소병원에 또 다른 회계업무만을 가중시켜 경영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협은 “영세한 병원급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병실을 운영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나 중소병원급에 저리대출,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의 세제완화 대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