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버드 진테글로, 세계 2번째 ‘비싼 의약품’

베타지중해빈혈 치료제...1회 투약에 21억 원

2019-06-15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미국 생명공학기업 블루버드 바이오(Bluebird bio)가 이달 초에 유럽에서 조건부 허가된 희귀 유전성 혈액질환 유전자 치료제 진테글로(Zynteglo)의 판매가격을 157만5000유로(약 21억 원)로 정했다.

유럽에서 진테글로는 정기적으로 수혈을 받아야 하며 조혈모세포이식을 위한 인간백혈구항원(HLA) 일치 공여자가 없는 12세 이상의 베타지중해빈혈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허가됐다. 미국에서는 내년에 승인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블루버드 바이오는 판매가격을 매년 31만5000유로씩 5년에 걸쳐 분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첫 해에 31만5000유로를 지불한 이후 2~5년 동안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치료 효과가 계속될 경우에만 지불하는 것이다.

블루버드는 이 유전자 치료제를 1회 투약하는 것의 실질적 가치는 환자 한 명당 약 210만 달러라고 보고 있다며, 판매가격이 약 15%가량 할인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가격은 값비싼 수혈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점과 이 치료제가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치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타지중해빈혈 환자는 대개 평생 동안 몇 주마다 수혈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버드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에서 진테글로의 가격을 가능한 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의 보건당국들과 환자 접근성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 진테글로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의약품이 됐다. 가장 비싼 의약품은 지난 5월에 승인된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로, 가격이 210만 달러(약 25억 원)로 책정됐다.

유전자 치료제는 질병을 유발하는 결함 있는 또는 변이된 유전자를 대체하기 위해 조작된 바이러스를 이용해 건강한 유전물질을 환자의 세포에 전달한다. 이러한 유전자 치료제들의 높은 가격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레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진테글로의 베타지중해빈혈 매출은 2024년에 8억28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루버드 바이오는 진테글로를 또 다른 유전성 혈액질환인 겸상적혈구병에 대한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