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쟁투 아닌 회의투" 거북이 행보에 불만 고조

'보안유지' 신비주의 질타...'정총 무마용' 지적도

2019-05-17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우여곡절 끝에 출범하게 된 의쟁투가 출범 한 달이 넘어가는 시점에도 회의만 진행하고 결과물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어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대국민 홍보 등으로 투쟁 당위성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보안유지’에 의한 ‘신비주의’에만 매달리고 있어 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위원장 최대집)는 지난 16일 4차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3차 회의 이후 10여일 만에 열린 4차 회의에선 투쟁 로드맵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의쟁투 박종혁 홍보위원은 “로드맵과 투쟁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강경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선 4차 위원장단 회의에서 이어가기로 했다. 예전보다 진일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은 “홍보 쪽은 홈페이지나 반모임 자료를 작성하고 있는데 회원들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한다”며 “홈페이지 오픈에 대해 초안이 마련되고 있다. 이번 달 넘어가기 전에는 오픈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출범식이 동시에 열린 지난달 4일을 논외로 해도, 4월 18일 2차 회의에선 의쟁투의 슬로건, 결의문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론이 내려진 건 없었다.

지난 2일 열린 3차 회의에서 첫 번째 회의 이후, 보류됐던 결의문이 채택돼 발표될 정도로 의쟁투의 행보는 더디기만 하고, 내놓은 결과물은 없는 상황이다. 한의계의 의과 의료기기 사용 확대 주장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해서도 별다른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여기에 보안유지라는 이유로 의쟁투와 관련된 모든 논의를 비공개로 함은 물론, 회의에 대한 일체 언급조차 못하게 막아버렸고, 심지어 회의 전 취재조차도 막는 ‘신비주의’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의쟁투에서 무슨 논의를 하고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알려지지 않아 많은 의료계 인사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 의쟁투는 의쟁투가 아니라 회의투로 이름을 바꿔야할 거 같다. 회의만 하고 결과물은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한 뒤, “지금 의쟁투를 두고 정총을 무마하기 위한 방패나 총회에서 만들어질 비대위에 대비한 작전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런 소문을 불식시키려면 지금과 같은 느릿한 행보를 보여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의쟁투의 모습은 최대집 회장을 뽑은 회원들에 대한 배신”이라며 “회원들은 의쟁투 구성 이후 한 달을 기다렸다. 엄밀히 말하면 회원들은 최 회장을 한 달만 기다린 게 아니라 이미 1년을 더 기다리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1년이 지난 현재 의쟁투의 점수는 몇 점일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그동안 회원들이 강력한 의쟁투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최 회장이 매번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1년을 기다려왔다. 지금까지 의쟁투가 한 거라곤 지난 회의 때 나온 진부한 결의문이 전부로, 이를 볼수록 최 회장에 대한 실망만 커질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