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로증후군 진단 위한 바이오마커 발견

2019-05-01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의 연구진이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 CFS)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발견하고 혈액검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 책임저자인 론 데이비스 생화학 및 유전학 교수는 근육통성 뇌척수염(Myalgic encephalomyelitis, ME)이라고도 불리는 만성피로증후군이 자주 허위 질환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만성피로증후군을 앓는 사람이 의사의 도움을 받으려 할 때 간, 신장, 심장 기능 검사와 혈액 및 면역세포수 검사를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모든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진단은 탈진, 빛에 대한 민감성, 원인불명의 통증 같은 증상이 확인되고 다른 질병 가능성을 제거한 이후에야 이뤄진다. 데이비스 박사는 미국에서 약 200만 명이 만성피로증후군을 앓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더 많은 환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론 데이비스 박사와 연구 제1저자인 라힘 에스판디야푸어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은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혈액 기반의 검사를 고안했다.

이 검사는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세포의 반응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수행된다. 연구진은 면역세포와 혈장 건강을 측정하기 위한 대용물로 극소량의 에너지 변화를 측정하는 나노전자검사를 활용했다.

이 진단 기술은 전류를 생성하는 수천 개의 전극과 면역세포 및 혈장으로 이뤄진 단순화된 혈액 샘플을 담는 용기(chamber)로 구성돼 있다.

용기 내에서 면역세포와 혈장은 전류와 상호작용하면서 전류의 흐름을 변화시켰다. 이를 통해 관찰된 전류 활동의 변화는 샘플의 건강 상태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연구진은 소금을 이용해 건강한 사람 20명과 환자 20명의 샘플에 스트레스를 가했으며 이후 각 샘플이 전류 흐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전류의 변화는 세포의 변화를 나타낸다. 전류의 변화가 클 경우 세포 수준의 변화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큰 변화는 세포와 혈장이 스트레스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실험 결과 모든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의 혈액샘플에서 뚜렷한 변화가 관찰됐으며, 건강한 대조군의 혈액 샘플에서는 비교적 안정된 자료가 나왔다.

데이비스 박사는 “우리는 세포와 혈장이 왜 이런 식으로 작용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한지만 이는 이 질환이 환자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라며 "건강한 사람과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의 면역세포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방식은 명확하게 차이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더 광범위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이 플랫폼을 활용해 약물 기반의 치료법을 모색하고 있다.

에스판디야푸어 박사는 나노전자검사를 이용하면 환자의 혈액샘플에 다양한 치료 약물을 추가하고 진단 검사를 재실행해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약물이 전기활동의 급격한 증가를 완화시키는 것으로 관찰될 경우 스트레스에 더 잘 대응하도록 면역세포와 혈장을 돕는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미 면역세포와 혈장의 건강한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추정되는 후보약물들을 발견한 상태다. 연구진은 이 약물들이 현재 만성피로증후군에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테스트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 자료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온라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