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콜레스테롤의 동맥벽 침투 방법 규명

2019-04-28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미국 텍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UT Southwestern) 메디컬센터의 연구진이 나쁜 콜레스테롤이 어떻게 동맥벽에 침투해 혈관을 좁히고 심장발작 및 뇌졸중을 유발하는지를 규명했다.

연구 책임저자인 필립 샤울 박사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동맥벽에 침투해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키며 이는 심장발작 및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을 막는 치료법은 치명적인 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심장학회(AHA)에 따르면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에서 주된 사망 원인이며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은 미국 내 심혈관계 사망 원인의 약 60%를 차지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SR-B1(Scavenger Receptor class B type 1)라는 단백질이 어떻게 LDL 입자를 동맥의 내피세포에 운반하는지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또한 DOCK4(Dedicator of cytokinesis 4)이라는 단백질이 SR-B1과 함께 이 과정에 필요하다는 점이 발견됐다.

죽상경화증의 초기 단계에서 동맥벽에 침투한 LDL은 대식세포에 의해 사로잡힌다. 대식세포는 중요한 면역세포이며 LDL 입자를 포식한다. LDL을 실은 대식세포는 거품세포가 되면서 염증과 죽상경화판(atherosclerotic plaque) 발생을 촉진한다.

죽상경화판은 동맥을 좁히며 불안정해질 수 있다. 파열되는 플라크는 혈액 응고를 활성화하고 뇌 또는 심장으로 향하는 혈액 흐름을 막아 뇌졸중 또는 심장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진은 쥐에 대한 실험에서 혈관 안쪽을 감싸는 내피세포에 있는 SR-B1을 제거하는 것이 동맥벽으로 침투하는 LDL의 수를 크게 줄이고, 더 적게 거품세포가 형성되게 하며, 죽상경화판의 크기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샤울 박사는 “연구를 시작했을 때 LDL이 어떻게 동맥벽에 침투해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지는 놀라울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이 논문에서의 발견은 수수께끼를 해결하며, LDL이 단순하게 동맥벽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내피세포의 단층에서 손상된 또는 파괴된 부위를 통해 침투한다는 기존 가설을 반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쥐에서 죽상경화판이 형성되기 쉬운 대동맥 부위와 죽상경화판이 덜 형성되는 부위에 있는 SR-B1 및 DOCK4의 존재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질병이 발생하기 쉬운 부위에서는 죽상경화판이 형성되기 훨씬 이전부터 SR-B1 및 DOCK4의 수치가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사울 박사에 의하면 이 발견은 특정 동맥 부위에서 많은 SR-B1 및 DOCK4 때문에 죽상경화성 병변이 더 흔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러한 발견을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의해 관리되는 3개의 독립적인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사람의 죽상경화성 및 정상 동맥에 대한 자료를 검토했다.

모든 데이터베이스에서 SR-B1 및 DOCK4는 정상 동맥보다 죽상경화성 동맥에 더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샤울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은 죽상경화증 예방을 위해 유전자 치료제를 이용해 동맥 내피세포에 있는 SR-B1 또는 DOCK4의 기능을 끄거나 감소시킬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샤울 박사는 “내피세포에서 SR-B1 또는 DOCK4를 억제하는 의약품이나 이들을 침묵시키는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면 죽상경화증을 감소시켜 관상동맥질환, 심장발작, 뇌졸중 발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전략은 순환하는 LDL을 낮추는 현재 치료법을 보완할 것이며 LDL 저하가 어려운 상황에서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연구 자료는 2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