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富 편중, 구조조정 시급”
상위 20사, 全매출 50%…중소사, 합병·특화전략 필요
2005-10-31 의약뉴스
국내 제약업계의 부(富)의 편중 현상이 심화되면서 구조조정 등 업계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0일 제약산업에 정통한 신용평가기관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업계의 경우 전체 400여개 제약사 가운데 20대 제약사의 매출 비중이 50%에 육박할 만큼, 다른 산업에 비해 부의 편중현상이 특히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향후 이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국내 제약산업의 패러다임이 저출산에 따른 고령화의 급속화 등으로 안정에서 성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제약사들도 이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제약사들 간의 구조조정 또는 특화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제약사들의 총 매출(10조원 추산) 가운데, 10대 제약사의 매출액이 전체의 30%를 넘어섰고, 20대 제약사는 5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20대 제약사의 매출 총액은 4조7,184억원이었다.
이 관계자는 또 제약산업의 구조와 관련, 현재 약 400여곳이 활동하고 있는 제약사의 난립 문제를 제약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 “지난해 전체 제약업계 매출 규모인 10조원은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57조원)의 1/6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제약업계 전체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제약사의 수가 현재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약산업의 특성상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은 갈수록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향후 제약사들의 연구개발관련 의지에 따라 업계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향후 국내 제약산업의 주요 핵심 분야로 비만, 발기부전, 우울증, 탈모, 여드름치료제 등 QOL(삶의 질) 관련 제품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의약계에 치료의 개념과 함께 삶의 질 개념이 도입되면서 제약산업 발전 속도도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며 “이에 빨리 적응하려는 제약사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최근의 경영 흐름상 제약업계는 향후 5년 이내에 상위 일부 제약사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중위권 이하 제약사들의 경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업체들끼리 합병하거나, 연구개발 등 일부 분야에 대해서는 서로 협조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규모에 맞지 않는 방만한 품목 경영보다는 대형사와의 경쟁이 가능한 핵심품목을 선정, 이에 집중하는 노력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