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 가능한 협상 목표로 투쟁 임해야”

인천시醫, 정기총회...최대집 집행부에 대화·협상 ‘당부’

2019-03-29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최근 대정부투쟁으로 국면을 전환한 대한의사협회에 대해 인천시의사회에서 실현 가능한 협상을 목표에 두고 투쟁에 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번 투쟁에는 어떠한 정치적 편향도 없이 정부와 대화·협상을 이어나가야한다는 당부도 있었다.

인천광역시의사회(회장 이광래)는 지난 28일 로얄호텔에서 제39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광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인천광역시의사회는 인천사랑전문가단체협의회에 참여해 인천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으며, 최근 연수구 고려인 마을을 대상으로 치과의사회, 변호사협회, 건축사협회와 함께 의료, 치과진료, 법률, 건축 관련 상담을 실시했다”며 “인천시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금연사업, 각종 건강지표개선을 위한 사업을 인천시와 협력해 추진할 생각”이라고 현안에 대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이 회장은 “정부는 의료정책의 수립에 있어 초기 단계부터 의료계와 논의를 하고 의료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할 것”이라며 “일례로 100조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커뮤니티케어 사업에 의료계를 완전 배제한 채 사업계획을 확정한 후 참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정부의 대화의지 부족을 지적했다.

▲ 인천광역시의사회 이광래 회장.

이제는 더 이상의 의료인 희생을 전제로 한 정부의 어떠한 정책도 반대하며 원가의 70% 밖에 되지 않는 의료수가를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 해줄 것과 함께,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이 있어야한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환자에게 맞고, 칼에 찔리고, 환자를 위해 일하다 과로사하고, 경영의 어려움에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 저수가에 시달리고, 각종 규제에 처벌받고, 진료행위에 대한 과도한 간섭 등 이루 셀 수 없는 분함이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들은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0년 의약분업 투쟁을 시작으로 의사회는 수많은 투쟁을 해오고 있다”며 “확실한 투쟁의 명분이 있고, 그 명분에 회원들이 동의하고 그 명분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은 진행되고 있고 협상에 힘을 보태고 출구전략이 세워진 투쟁은 성공을 했고 대부분의 투쟁은 투쟁으로 끝났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결국 모든 투쟁이 투쟁 자체이기 보다는 협상을 위한 투쟁이 돼야하는데 지난 20년을 되돌아보고 과연 같은 방법으로 계속할 것인지 패러다임을 바꿀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

여기에 이 회장은 최근 대정부투쟁의 국면으로 전환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에 투쟁의 방향성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회장은 “최대집 집행부가 취임한 지 1년이 되어간다. 1년 내내 투쟁의 분위기에서 보냈다”며 “이제 다시 의협은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를 발족하고 투쟁에 나서려하고 있다. 이번 투쟁은 정부가 백기를 들고 우리가 요구하는 모든 현안을 해결해줘야 끝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의 투쟁이 될 수밖에 없고, 그 사이 회원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며 “인천시의사회 역시 의협의 하부조직이고 인천시의사회원 역시 의협 회원이다. 회원의 권익을 쟁취하기 위한 순수한 투쟁에는 너나가 있을 수 없고 어떠한 정치적 편향도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직 회원의 권익을 위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우선 실현 가능한 협상의 목표를 정하고, 투쟁에 임해야하는데 회원의 울분을 달래기 위한 내부용 투쟁이 되어서도 안 된다. 회원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과 의협이 접근하는 방식은 분명 달라야 한다”는 것.

이 회장은 “미래의 후배의사를 위해 투쟁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회원이 많다”며 “개인적으로는 미래의 후배들이 정치참여, 사회참여를 통한 협상력의 극대화를 통해 자신들의 문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 인천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윤형선 의장.

인천시의사회 대의원회 윤형선 의장은 “불의의 사고로, 과로사로 운명을 달리한 故임세원 교수, 故윤한덕 센터장, 故신형록 전공의의 명복을 빈다”며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이 땅에 없기를,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의료 현실들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윤 의장은 “이광래 집행부는 1년간 열심히 했고, 원만하게 회무를 잘 이끌어왔다”며 “회원 권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의사회 앱 등을 통해 항상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집행부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의협 최대집 집행부가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를 구성, 발족했다”며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문재인 케어’를 제안하면서 현역 대통령으로 처음으로서 저수가와 적정수가를 언급했다”며 “많은 연구보고서에서 원가의 75%밖에 안 되는 저수가라는 건 정부도 알고 있고 최저 2년 동안 최저임금은 30%가량 인상됐으나 의료계는 6%가 채 안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수가, 저보장, 저부담이라는 3저에서 시작된 게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이다. 지금 40여년이 흘렀고 국민 수준은 그만큼 높아져 의료에 더 많은 요구를 하게 됐다”며 “정부가 복지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데 국민의 건강보다 더 중요한 복지가 있는지 묻고 싶다. 정부가 의사들의 희생과 헌신만 요구할 게 아니고 같이 책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제도가 지속되려면 근본적인 시각 변화가 필요하다. 정부가 오픈된 마인드를 가지고 의료계와 논의해야하고 최대집 집행부는 회원들을 희생시키지 말고 정부와 마지막까지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들이 좀 더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의사가 소신진료 할 수 있는 의료제도를 만들어야한다.”

그는 “뛰어난 지도력, 협상력, 정치력으로 정부와 대화, 협상을 이루길 바란다. 정부도 이에 준하는 충분한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해달라”며 “그러나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한다. 의협의 지도부에게 한 목소리로 힘을 실어주고, 지지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은 “지금 의료현안이 많이 있다. 의쟁투가 시작됐지만 다음주 월요일에는 의료계를 힘들게 하는 법안 2개가 올라간다”며 “하나는 특사경법이고, 다른 하나는 실손보험 청구대행이다. 의료계를 무척 어렵게 만드는 법안들로 이러한 법안을 1년 365일 막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전공의부터 시작해서 봉직의, 개원의, 대학교수까지 어느 한 직역도 만족하지 않는 의료제도가 앞으로 나아가고만 있다”며 “의료계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로 인해 국민 건강이 어떻게 될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인천시의사회 정기총회는 전체 대의원 118명 중 75명 참석으로 성원됐다. 의사회는 올해 예산으로 지난해 9억 1424만원 보다 4400만원 늘어난 9억 5854만원을 책정했다.

또한 인천시의사회는 인천시의사회관 건립과 관련된 집행부 안건과 관련해 논의했다. 해당 안건은 인천시의사회관 건립을 위해 특별회비를 징수하겠다는 내용으로 2가지 경우를 산정해 안건이 올라왔다.

하나는 2019년도 의협 회비 중 의협 회관신축기금 5만원을 유지할 경우 인천시의사회 회관건립기금 3만원(가 회원), 2만원(나 회원)으로 인상하고, 의협 회관신축기금 5만원을 삭제할 경우에는 이를 인천시의사회 회관건립기금으로 명칭을 변경, 5만원(가 회원), 3만원(나 회원)을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안건은 대부분 대의원들이 찬성해 통과됐다.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건의사항으로 ▲(가칭)의학정보원 설립 ▲진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사회 ▲최저임금 상승분 대비 과세제도 개선 및 수가 인상 ▲물리치료시 2부위 물리치료 인정 ▲환수 등에 의한 현지조사 불합리화 개선 ▲유방촬영 및 단층촬영(CT) 등 비상근 전속의사제도 폐지 ▲미등록 의료기관 및 고의적 회비 미납회원에 대한 법적 조치 ▲의료정책연구소 역량강화 ▲한약, 식약처 허가절차 엄격적용 ▲대외협력특별위원회 상설화 ▲인터넷 대응 및 관리방안 마련 ▲대리처방 재진 진찰료 100% 산정 ▲대장암 1차검진 의료기관 확대 ▲대의원회 4개 분과위원회를 6개로 개편 ▲의료기관 배출 폐수 처리비용 대책 마련 ▲본회 회원명부 제작 등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