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미세먼지 대책 특별기구 구성 요구

대국민 행동요령 발표...미세먼지 대응 치료 인프라 구축 필요

2019-03-08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와 관련, 의협이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 발생을 대비한 치료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8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미세먼지 행동지침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대집 회장, 정성균 총무이사,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장석일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최근 국내·외 요인으로 인해 우리나라 전역에 대기오염기준을 상회한 미세먼지 농도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고, 이젠 4계절 내내 미세먼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에 부합하는 대책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 대책 마련은 물론, 국제적 공조 역시 실질적인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의협은 ▲대정부 촉구안 ▲미세먼지 건강영향 관련 최근 연구동향 ▲대국민 행동요령 등을 발표했다.

▲ 최대집 회장이 미세먼지 대책이 담긴 유인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먼저 의협은 정부에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대책 특별기구를 즉각 구성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최대집 회장은 “40대 집행부가 관련 자료를 검토했는데, 의협은 정부에 지난 2016년에 미세먼지와 관련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전혀 강구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은 대단히 잘못됐다. 여러 대책을 수립해야하는데 매우 실효적이지 못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정부는 미세먼지가 국가 재난사태에 준하는 상황임을 직시해 국가재난사태에 부합하는 범정부 차원의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대책 특별기구를 즉각 구성해야한다”며 “이를 통해 민간부문의 미세먼지 저감과 관련된 기술·정보의 상호교류를 촉진, 환경산업·기술의 발전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업계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에 의협은 정부가 민관 합동 기구 등을 만들면 적극 참여해 미세먼지로 인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 국회와 연계해 정책 토론회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권 국제 학술대회 개최, 국제 환경기구·보건기구 등과 함께 미세먼지 원인에 대한 공동조사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정부는 주변국과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위한 상시적 논의 및 대응할 수 있는 상시협력체계를 위한 공동기구를 설립할 것을 촉구한다”며 “주변국이라면 중국, 북한, 그리고 일본이 될 것이고 특히 중국과의 공조기구는 긴급하게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오염물질의 국가 간 이동에 대한 공동연구, 기금 마련, 국가 간 상시 소통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상호 적극 협조할 수 있는 핫라인을 만들고 보건소는 공중보건기능과 방역기능 등 본연의 업무를 전적으로 수행해야 하며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마스크(KF80, KF94, KF99)를 시군구 보건소가 담당해 전 국민에 지급해야한다”는 것.

의협은 이 자리에서 미세먼지의 건강영향과 관련, 인터넷 등에 퍼져있는 잘못된 정보들을 바로잡고 의학적·과학적 연구에 의해 정리된 연구동향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기오염은 WHO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규정한 그룹 1(인체에 발암성을 일으키는 물질)의 발암물질로 지난 2014년 3월 WHO에서 발간된 보고서에 대기오염으로 인한 연간 사망은 실외와 실내 노출을 합해 전 세계적으로 7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 초미세먼지(PM2.5)의 10㎍/㎥ 증가는 폐암 발생률을 9% 증가시키고, 뇌혈관질환 사망률 10%, 천식 악화 증상은 29% 증가시키고 있다는 소식이다. 

산모와 태아의 장기추적관찰 연구결과 산모의 미세먼지 노출은 태아의 성장과 부정적인 연관성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서울시의 대규모 소아 대상 조사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을 초과하는 날 천식으로 인한 아동들의 병원 진료가 유의하게 증가함이 보고된 바 있다”며 “미세먼지는 입자 자체로 건강 형량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그 안에 함유돼 있는 다양한 성분들이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유입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체내 유해물질의 양이 높아지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대구로병원 나승운 교수·최병걸 수석연구원과 고대 보건과학대학 김성욱 교수·이민우 연구교수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의 결과에 의하면, 미세먼지가 협심증 발병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며 “결론적으로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의 발병률을 높이고 심혈관계질환의 악화 위험을 높여 사망과 삶의 질 악화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의협은 국민들에게 미세먼지를 대처하기 위한 행동요령을 당부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대응 방안은 1차적으로 미세먼지의 ‘저감’, 2차적으로 노출 억제 및 건강영향 예방과 같은 미세먼지 ‘적응’으로 구분할 수 있고 미세먼지에 민감한 호흡기·심혈관 질환자는 미세먼지 농도 높은 날 외출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마스크 착용을 준수해야한다”는 것.

최 회장은 “국민 모두 미세먼지 피해자임과 동시에 발생자로, 중국발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역시 감축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대중교통 이용, 불필요한 전력 에너지 절감을 실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의료인들이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영향과 증세를 파악하고 이를 조기에 발견,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협조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호흡기질환 및 심혈관질환 환자의 증상 악화 및 병원 진료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인프라 구축과 대비가 필요하다,”

최 회장은 “실내 공기질 관리도 중요한데, 현재 가정에 초점이 맞춰 발표되고 있다”며 “가정뿐만 아니라 다수의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시설, 사무실 등 다양한 실내공간이 있다. 이런 장소들의 대기질을 위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