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온라인투표’ 역부족

편의성만으로는 안돼...젊은층 관심 저조

2018-12-13     의약뉴스 정흥준 기자

“젊은 후배약사들한테 약사회장 선거요?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뽑는 것과 같아요. 후보들에 대해서도 모르고, 그만큼 관심이 없다는 거죠. 편의만 제공하면 참여할 거라는 판단은 너무 쉽게 생각한 거죠.”

대한약사회 선거에 첫 도입한 온라인투표는 유권자들의 선거참여율 제고에 역부족이었다. 특히 젊은약사들의 참여 증가로 인해 투표율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어제(12일) 기준 투표율은 약 55%에 그쳤고, 오늘 도착하는 투표용지와 온라인투표율을 합산해도 60%를 넘기는 쉽지않아 보인다. 오히려 역대 최저 투표율인 59.9%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온라인투표 도입으로 편의를 제공하면 젊은약사들의 참여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안일한 판단이었다고 지적한다.

▲ 온라인투표 도입으로 투표율 상승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최저 투표율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A 약사는 “사실 불편해서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라며 “우편이니까 안 했을거야, 라고 생각했던 게 온라인투표를 도입해보니 진짜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문제는 대한약사회에 대한 젊은약사층의 관심과 기대가 현저히 낮다는 의견이다. A 약사는 “평소에 관심이 있고 참여하던 사람한테 후보자 정보도 입체적으로 다가오고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선거 때만 정보를 접하는 것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약사회는 평소에 젊은약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공급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 근무약사들이 신상신고를 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A 약사는 “젊은 약사들은 구직, 재교육, 약국 등에 대한 관심이 있다”며 “무엇보다 졸업 후 4, 5년까지도 커리어를 위해서든 약국가에 적응하기 위해서든 교육이 필요한데, 그 요구를 대한약사회에서 채워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재 마련된 교육들은 사설업체들을 끼고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강의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실정이다.

A 약사는 “이미 온라인교육으로 30~40만원씩 내며 받고 있다”며 “만약 각종 질환별 가이드라인을 복약상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전부 다 알려준다고만 해도, 모두 신상신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금연건강보험지원정책, 발사르탄 사태 등 정보가 신속하게 제공이 되는 등 신상신고를 할만한 핵심적인 이유들이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A 약사는 “약사회가 내부분열, 회무 부실 등을 얘기하면서 젊은 약사들이 멀어지고 있다고 우려하는 데 사실 가까워진 적조차 없다”며 쓴소리를 했다.

또다른 젊은 약사는 그럼에도 온라인투표 참여자 중 상당수는 젊은약사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선거에서는 더 많은 숫자가 온라인투표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B 약사는 “아마도 온라인투표자들 중 높은 비율로 젊은약사들이 아닐까 싶다”며 “생각보단 투표율이 저조한데, 다음번 선거에서는 온라인투표 참여가 더 늘어나지 않겠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