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다

2018-11-22     의약뉴스 이병구 기자

말하기 전에 나는 잠시 생각했다. 하마터면 생각이라는 것도 없이 불쑥 하고자 하는 말을 할 뻔했다.

그래서 생각이라는 것이 무슨 행동을 하기 전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알았다. 내가 그 순간 생각한 것은 이런 것이었다.

절대자가 눈앞의 구조물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했다. 아직 나는 그 것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다.

칭찬에 관심이 없는 절대자라고 해도 한 마디쯤은 아, 놀라워요 라는 정도의 감탄사는 필요하다는 것.

절대자가 사람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사람의 형상을 하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그 역시 사람의 감정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칭찬은 절대자도 춤추게 한다는 격언을 떠올리며 와, 하고 길게 목소리를 늘렸다. 그리고 위아래로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들었던 잔을 절대자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정말, 대단합니다 하고 한마디 덧붙였다. 이 정도의 말은 해야 했다. 이것은 예의였다. 절대자에 대한 예의이기에 앞서 나에 대한 예의 이기도 했다.

말의 품격과 격식은 이런 데 쓸 데 적절한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을 때 나는 절대자의 얼굴에서 얼핏 만족스러운 표정을 읽었다.

칭찬을 마다할 절대자는 이 세상에 없었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저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저의 부탁이예요. 아시죠? 절대자님.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많이 사용하고 있었지만 사라지고 난 후에도 인간의 삶에는 지장이 없는 것 말입니다. 되레 더 윤택해지고 환경이 살아나고 있다고나 할까요.

없는 것을 있게 하는 것이 아니고 있는 것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인류에게 혹은 지구에게 매우 이미 있는 일입니다.

내친김에 나는 이렇게 길게 이야기했다. 절대자도 사라지게 하는 재주가 생겨나게 하는 것보다는 쉬웠기 때문에 나의 부탁이 들어주기에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간파했다.

절대자가 흔쾌히 고개를 돌리고 웃음 지은 옆얼굴을 내게 보여 준 것은 그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