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만료 오리지널에 한국 시장은 ‘블루오션’

대형 품목 처방액, 미국 시장 압도...일부 신약도 4~9% 규모

2018-11-13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원외처방 시장에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형 품목들 중 상당수 특허 만료 의약품들이 미국 시장보다 훨씬 더 큰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은 특허 만료 이후 약가 인하폭이 워낙 커서 오리지널 제품들에겐 계륵과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오히려 마케팅 부담이 더 커서 특허가 만료되면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특허 만료 이후 약가인하 폭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서 과도한 제네릭 마케팅 경쟁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국내에서 여전히 처방의약품 시장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품목들 중 상당수는 미국시장내 매출규모가 500억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신약의 등재가격이 외국보다 낮아서 환자 접근성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비중이 1~2%에 불과함에도 우리나라의 약가가 외국보다 낮아 해외에서 참조하는 사례들이 늘면서 등재기간이 늘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원외처방 시장 상위품목들 가운데 여전히 특허가 유지되고 있는 품목들 중에서는 우리나라에서의 처방액이 미국이나 글로벌 매출액과 비교해 4%에서 많게는 9%가 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미국의 인구 규모나 그들이 주장하는 약가 수준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의약품 시장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치다.

다만, 원외처방 조제액이 샘플링을 통한 추정치로 실제 매출액과는 차이가 있고, 회사별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매출액 중 본사에서 집계하는 매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아 단순비교에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 품목들에게는, 특히 특허 만료 오리지널에게는 우리나라가 상당히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지난 9개월간 1198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한 리피토(화이자)의 경우, 지난 9개월간 미국시장에서 벌어들인 매출액 규모는 971억원으로 국내 처방액보다 작았다.

미국 이외의 시장에서 벌어들인 매출액도 1조 6404억원으로, 국내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대략 14배 정도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길리어드)는 지난 9개월간 미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액이 452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처방액 1171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비리어드의 국내 처방액 규모는 같은 기간 길리어드가 비리어드를 통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2811억원의 3분의 1을 넘는다.

국내 처방액 중 일부만 길리어드의 매출액으로 집계되겠지만, 미국 시장 규모가 국내 처방액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바라크루(BMS)드 역시 지난 9개월간 미국에서의 매출액이 282억원에 불과했으나, 국내 처방액은 537억원으로 2배에 가까웠다.

나아가 사노피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개월간 아마릴의 글로벌 매출규모는 약 461억원이었는데, 같은 기간 국내 처방액은 251억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아마릴의 미국 시장 규모는 45억원으로 국내 처방액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프로벨 역시 국내 처방액이 155억원으로 미국 내 매출 90억원을 압도했다.

바이토린(MSD)과 아타칸(아스트라제네카)의 미국 내 매출액도 공히 124억억원으로 국내 처방액 212억원과 185억원보다 작았다.

이외에 노바스크(화이자)와 싱귤레어(MSD)도 국내 처방액 규모가 미국내 매출 규모보다 월등히 컸다.

쎄레브렉스(화이자)와 크레스토(아스트라제네카)의 국내 처방액은 아직 미국내 매출규모보다 적었지만, 글로벌 매출액과 비교하면 5% 정도에 달해 결코 작지 않았다.

반면, 란투스(사노피)와 심비코트(아스트라제네카), 쎄레타이드(GSK) 등은 국내 처방액 규모가 미국이나 미국외 글로벌 매출액과 비교해 0.6~1.8% 수준에 그쳐 주사형 당뇨병 치료제와 흡입형 호흡기 치료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 현실이 드러났다.

한편, 특허 만료 의약품 뿐 아니라 특허가 유지되고 있는 신약들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시장 규모가 만만치 않은 품목들이 있었다.

DPP-4 억제제 온글라이자(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국내 처방액 규모가 미국 시장 규모와 비교해 9.4% 수준으로 집계됐고, 미국 외 글로벌 매출액과 비교해도 6.5%에 달했다.

자누비아(MSD)는 국내 처방액이 미국 시장이나 미국외 글로벌 매출액과 비교해 4%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SGLT-2 억제제 포시가(아스트라제네카) 또한 국내 처방액 규모가 미국 시장의 4% 수준으로 집계됐고, 미국 외 글로벌 매출액과 비교하면 3% 정도로 확인됐다.

반대로 약가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으며 다른 나라에서 보다 상당히 많은 양보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 타그리소(아스트라제네카)는 국내 시장 규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국내 처방액 규모는 미국 시장이나 미국 외 시장의 2% 수준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