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사-외자사, ‘반전드라마’
분업후 국내사 제네릭 앞세워 ‘공세 전환’
2005-10-10 의약뉴스
국내 제약사의 공세에 다국적 제약사의 입지가 급격히 줄면서, 최근 상황이 인기 TV프로그램 ‘반전드라마’를 연상시키고 있다.
이는 의약분업 이후 다국적 제약사의 공세에 수세적 입장이던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른 제네릭의 성공을 앞세워 반대로 외자사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제약업계 따르면, 국내 제약사(상·등록 63개사)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3% 증가해, 9.8%에 그친 다국적 제약사(23개사)를 앞섰다. 이는 의약분업이 실시된 지난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
의약분업 이후 다국적 제약사의 매출 증가율은 2001년 36.1%를 시작으로, 2002년 19.2%, 2003년 13.3%를 기록해, 2001년 13.6%, 2002년 11.1%, 2003년 11.9%의 국내 제약사를 앞섰다.
이처럼 지난해 이후 국내 제약사들의 선전이 두드러진 것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제품이 잇따라 특허기간이 만료돼, 국내 제약사들의 제네릭 제품 출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고지혈증치료제 ‘조코’(한국MSD)를 시작으로, 지난해 당뇨병치료제 ‘아마릴’(한독약품)과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한국화이자)의 특허 기간이 만료됐다.
이에 조코의 경우 ‘심바스트’(한미약품)와 ‘심바로드’(종근당) 등 제네릭 제품의 공세로 지난해 매출이 20% 정도 감소, 18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아마릴도 지난해 6월말 주성분인 글리메피리드의 특허기간이 만료되면서, 이후 쏟아진 120여개 대체의약품의 총공세로, 올 상반기 매출이 30% 급감하는 등 최근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600억원까지 넘봤던 매출은, 올해 400억원도 장담하기 힘들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암로디핀 고혈압치료제 시장을 독점해왔던 노바스크도 지난해 9월 출시된 국내 제약사의 개량신약에 고전하기는 마찬가지.
특히 ‘아모디핀’(한미약품)은 출시 4개월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한데 이어, 올 상반기 178억원의 매출로 관련시장 점유율 32%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애니디핀’(종근당)도 올해 100억원 이상의 실적이 기대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국내 제약사의 선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특허 만료를 앞둔 다국적 제약사 제품들이 앞으로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물 특허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고혈압치료제 ‘아프로벨정’(사노피-신데라보)과 뇌혈전치료제 ‘플라빅스’(사노피-신데라보)의 신약재심사(PMS) 기간이 이미 완료됐고, 내년에도 항암주사제 ‘탁솔주’(한국BMS)와 당뇨병치료제 ‘아반디아’(GSK)의 PMS가 만료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PMS가 만료돼 현재 한국MSD와 한미약품간 특허무효 이의신청이 진행 중인 골다공증치료제 ‘포사맥스’도 판정 결과에 따라 국내 제약사의 타깃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영업력 등에서 확실한 우위에 있는 만큼,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꾸준한 연구개발 등을 통해 향후 제품력까지 확보할 경우, 다국적 제약사와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