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인 염증, 치매 발생과 연관성 밝혀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중년기와 노년기 동안 만성 염증에 관한 바이오마커 수치 증가가 치매 환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구조적인 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 저자는 이 결과에 대해 의약품 또는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염증을 줄이려는 노력이 노년기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 또는 예방하는데 있어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 주저자인 키넌 워커 박사는 “중년기 동안 염증이 증가해 중년기에서 노년기 동안 유지된 사람은 MRI 스캔을 통해 측정된 뇌 백질 구조상의 이상 상태가 더 크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염증이 일시적일 때보다 만성적일 때 인지기능에 필요한 뇌 구조의 중요한 양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부연했다.
연구자들은 오래 전부터 만성 염증과 이와 연관된 생화학 물질이 뇌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증거를 수집해 왔다.
간에서 생성되는 염증인자인 C-반응성 단백질은 이미 심장발작과 연관이 있는 심장 및 혈관조직의 화학적 손상을 나타내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워커 박사에 의하면 염증과 뇌 이상의 연관성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 중 이러한 인자 및 특징을 동일한 집단에서 장기간 살펴본 연구는 없다고 한다.
워커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21년에 걸쳐 뇌 구조, 완전성, 염증 지표 등이 관찰된 지역사회 동맥경화 위험 연구(ARIC, atherosclerosis risk in communities) 자료를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1987년부터 1989년 사이에 모집된 1532명의 참가자들에 대한 자료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인구통계학적 및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을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년기 동안 C-반응성 단백질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90명의 뇌 내 백질 손상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미경 수준에서 구조적 완전성을 측정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했을 때 C-반응성 단백질 수치가 상승한 사람의 뇌는 나이가 16살 더 많은 사람의 뇌와 비슷한 것으로 평가됐다.
워커 박사는 만성 염증이 백질 손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염증과 치매 간의 연관관계를 추론해야 할 이유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며 정확한 뇌 손상 경로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커 박사에 의하면 만성 염증의 원인으로는 심혈관질환, 심부전, 당뇨병, 고혈압, C형 간염 및 HIV 같은 감염 등이 있다.
염증이 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부산물이기는 하지만 신체기능저하, 부상 등이 염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심혈관질환 치료 및 조절과 체중 유지 시 단기적으로 염증이 감소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한다.
이 연구 자료는 국제학술지 노화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Aging)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