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첫 온라인 토론회, 엇갈린 평가
300여 명 참가 아쉬움...'욕설ㆍ국민 비하'도 눈살
많은 관심을 끌었던 의협의 온라인 토론회가 유튜브, 페이스북을 합해 300여명 참여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초라한 성적표지만 처음치곤 잘했다는 의견과 함께, 겨우 이 인원 밖에 모으지 못했다는 일침이 공존했다.
특히 유튜브 채널에서 운영한 실시간 채팅방에서는 욕설과 도배글에 이어 국민 비하글까지 등장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은 지난 26일 의협 용산임시회관에서 ‘제1차 의협 토론회 온라인 생방송 및 회원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의료계 투쟁방안 등에 대한 대회원 의견 수렴을 위해 열리는 이번 토론회는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유튜브 채팅, 페이스북 채팅, 문자메시지, 이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토론자들과 회원들이 의견을 공유한다.
토론자로는 의협 최대집 회장과 방상혁 상근부회장 등 집행부(자문위원 포함) 10명과 회원 3명 등 총 13명이 참여하며 전국 16개시도의사회를 화상으로 연결한다.
이날 토론회에선 대회원 주요 회무 보고 사항으로 ▲의정실무협의체 회의 경과 보고 ▲뇌·뇌혈관 MRI 급여화에 대한 의료계의 통일된 입장 ▲각종 의료규제 개혁과제 설정과 개혁을 위한 진행상황 ▲적정수가 확보를 위한 방안 ▲심사체계 개편을 위한 진행상황 등이 보고됐다.
토론회 발제 과제는 ▲문 케어 저지에 대한 국민운동으로의 확산 ▲의사 집단행동(세계 의사 단체 행동 사례 발표) ▲환자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진료비 지불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의견) 등이 진행됐다.
그러나 상당한 시간을 들여 준비했고, 의협에서 야심차게 진행했지만 온라인 토론회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유튜브 채널에서 운영되는 실시간 채팅방에서는 도배글과 욕설, 집행부 비난, 심지어 국민비난 글까지 등장했다.
의협의 온라인 토론회는 유튜브 채널과 의협 공식 페이스북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는데, 유튜브에선 시청자가 300명을 넘기지 못했고, 페이스북 방송도 30명 언저리를 왔다갔다 했다.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온라인 토론회의 참석 인원이 300명이 안된 것.
이에 대해 이날 방송을 지켜본 한 의사회원은 “시청자수가 250명인데 소리없는 메아리다”라고 일침을 가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의사회원은 “처음 시도하는 위대한 실시간 동영상 시도다. 모두 힘 합쳐 밀어줘야한다”고 옹호했다.
방송을 시청한 한 회원도 “홍보에 문제가 많다. 그동안 홍보 시도가 아예 없다고 방송을 시작한 점은 높게 평가하지만 참여자 수가 회원의 1%도 안되는 온라인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사람을 끌어 모으는 건 회원들이 해줘야하는 문제가 아니라 집행부가 신경써야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유튜브 채널에서 운영되는 실시간 채팅방에선 집행부에 대한 옹호와 비난, 욕설까지 등장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만큼 실시간 채팅방에서의 날 것 그대로의 대화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채팅방에 참석한 한 의사회원들 중에는 최대집 집행부를 비판하는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파업도 불사한다고 하지 않았냐, 수가협상도 그런 바보취급 당했다’, ‘범국민운동하겠다는 사람이 홍준표 손 잡아서 여론 뭇매 맞았냐’, ‘의협의 홍보는 정부 홍보의 10%도 못 따라가고 있다’, ‘문케어, 초음파, 상급병실 못 막았는지에 대한 반성을 해야한다’ 등의 글들을 남겼다.
서로 의견을 나누다 몇몇 회원들은 언성이 과격해지며 ‘쫄X새X야’, ‘병X아’, ‘시X여X’, ‘니X빨X부터’ 등 욕설을 하기도 했다.
파업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제발 파업 말만 하지말고, 제대로 하자’, ‘전폭적 지지 받고 높은 지지율로 의협 회장으로 당선됐으면 적극적으로 진행해도 따라간다’, ‘파업이 효과적이겠지만 온라인 토론회 시청자수 보면 이대로라면 파업을 해도 별 효과는 없을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토론회가 끝날 무렵에는 ‘실시간으로 회원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자주 만들어 소통했으면 한다. 일주일에 한번 유튜브 채널을 열어달라’, ‘토론회보다 발표회 방식이라 아쉬운 점이 보인다. 일방향 의사소통이다’, ‘친한 사람들끼리 듣고 싶은 얘기 든는 토론회는 무슨 의미인가?’ ‘전혀 소통되는 느낌이 없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여기에 채팅방에서 ‘국민’이 언급되기도 했는데 ‘국민 수준을 너무 높게 생각 안했으면 한다. 지방선거 결과를 보지 않았느냐’, ‘정부 VS 국민 싸움으로 패러다임 전환은 청구대행 폐지 밖에 없다’, ‘국민과 함께 가자는 사람들이 끼어있으면 투쟁이 되겠느냐? 현기차가 파업할 때 국민 걱정하냐?’,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국민수준이 낮다’ 등의 국민 비하 발언들이 속출했다.
이번 온라인 토론회에 대해 한 의료계 관계자는 “1000명도 안되는 온라인 채팅대회를 보니 언제까지 최대집 집행부의 시행착로를 지켜봐야할지 답답하다”며 “회원들이 우습게 보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앞으로 전문가 단체인 의협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집행부를 보고 싶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