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마무리, 의협ㆍ치협은 끝내 결렬
평균인상률 2.37%…추가소요재정 전년대비 1524억↑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시행된 이후 처음 실시된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이 마무리 됐다.
내년도 환산지수 평균인상률은 전년(2.28%)보다 소폭 증가한 2.37%로 결정됐다. 이 가운데 이번 요양급여비용(수가, 酬價) 계약에서는 3년 만에 협상 결렬 단체가 나왔다.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의약단체는 수가협상의 법정시한(5월 31일)을 3시간가량 넘기면서 논의를 펼친 끝에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절차를 끝냈다.
결과는 ‘평균인상률 2.37%’, ‘추가소요재정 9758억 원’, ‘의원·치과 협상 결렬’이다.
환산지수 평균인상률은 지난해 보다 소폭 상승했다. 추가소요재정 규모 역시 전년(8234억 원)보다 1524억 원 늘었다.
다만 이번 수가협상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누적 흑자 규모가 21조원에 달하는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건보 보장성 강화 필요성을 역설하는 과정에서 ‘적정수가’를 보장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공급자의 기대치가 높았다.
반면 가입자는 건보 재정악화를 고려해 의약단체가 기대했던 만큼의 추가소요재정을 배정하지 못해 결국 3년만에 ‘협상 결렬’ 단체가 나왔다. 올해 수가협상에서 보험자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공급자단체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다.
이와 관련해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협상을 끝낸 직후 취재진을 향해 “의원급과 수가협상에 성실히 임했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대한의사협회의 정치적 성향이나 액션(Action)을 신경 쓰지 않고 단지 의협 소속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에 열심히 응해서 많이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쉽게도 건보공단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수치(인상률)에 대해 의협이 만족하지 못하고 협상장을 나간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히 아쉽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강청희 이사는 최종협상 이후 의협 측이 언론에게 흘린 말에 대해 불쾌함을 표시했다.
강 이사는 “수가협상을 진행함에 있어서 절대 ‘(계약서에) 도장을 찍거나 말거나’라는 식의 표현을 하지 않았는데 (의협이 우리가) 그런 표현을 했다고 말한 사실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면 응할 용의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건보공단에서는 가입자뿐만 아니라 공급자단체도 민원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 오해를 살만한 발언이 전파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의협이) 협상과정을 자꾸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강청희 이사는 ‘치과’ 유형이 협상 결렬에 이른 것과 관련해 “치과협회가 보장성 강화에 앞장서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강 이사는 “하지만 공단 입장에서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서 등위와 격차가 정해지기 때문에 충실히 그 부분을 반영했고, 그 과정에서 원하는 수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렬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청희 이사는 ‘병원’ 유형이 7년여만에 2% 이상의 인상률을 얻은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다”며 “비급여의 급여화 뿐만 아니라 병실간격을 고치는 문제 등에 대한 입장표명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가입자들에게 설명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