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집행부, 부회장 7인 중 여의사 전무

2000년 이후 처음...제도정비 필요성 제기

2018-05-01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오늘(1일)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최대집 집행부에 7명의 부회장 중 여의사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못했다.

한국여자의사회 회장이 의협 부회장단에 포함되지 못한 건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한국여자의사회장을 당연직 부회장으로 임명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2일 더케이호텔에서 제70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선 제40대 최대집 집행부에서 함께 일할 부회장 6명을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됐다.

이날 부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총 10명으로, 부산시의사회 강대식 회장, 대한의학회 박정율 부회장,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유태욱 회장, 서울시의사회 윤석완 전 부회장,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 전라남도의사회 이필수 회장, 서울 성북구의사회 이향애 회장,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대한일반과의사회 좌훈정 부회장 등이 출마했다.

이중 여의사는 서울시의사회 윤석완 전 부회장과 서울 성북구의사회 이향애 회장이 출마했지만 표가 갈리면서 둘 다 탈락했다. 여의사회는 내부 회의를 거쳐 윤 전 부회장을 의협 부회장 후보로 내세웠지만 제29대 여의사회장이 된 이향애 회장이 출마 의사를 드러내면서 단일 후보를 내세우는데 실패했다.

이로써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의협 부회장단에 여의사가 포함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됐다. 제36대 경만호 집행부에서는 박경아 회장이, 제37대 노환규 집행부에선 김화숙 회장이, 제38·39대 추무진 집행부에선 김화숙, 김봉옥 회장이 부회장단에 포함됐었는데, 40대 집행부에는 포함되지 못한 것.

이번에 의협 부회장단에 여의사가 포함되지 못한 것에는 여의사회 내부적으로 단일 후보를 내세우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지난 2016년에 개정된 대의원회 운영규정으로 인해 부회장 후보를 조율할 시간도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16년에 개정된, 대의원회 운영규정 중 후보자 등록을 규정한 제9조 제2항에 따르면, 부회장, 부의장, 감사 후보자등록절차의 공고는 선거일 30일 전에 하며 후보자등록 마감은 20일 전으로 한다고 되어있다.

이전까진 후보자등록 마감기일이 없어서 총회 전까지 부회장 후보군 조율이 가능했지만 이번 선거에선 후보자 조율이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의협 부회장단에 여의사가 포함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자 정관을 개정해 여자의사회장을 의협 당연직 부회장으로 임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22일 의협 정기총회에서 한 대의원은 “예전에는 시도의사회장들이 논의해서 여의사회나 대한의학회 소속 회원을 의협 부회장으로 배정해 전체적으로 통과시켜서 균형을 이뤘다”며 “지금은 직선제로 바뀌다보니 균형을 맞추기 힘들어졌다. 여의사회장을 상근부회장처럼 당연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로 임기를 마친 의협 추무진 전 회장도 본지와의 인터뷰 도중 “이번 정기총회 부회장 선거에서 여의사가 한 명도 선출되지 못했다”며 “39대 집행부는 다양한 직역, 지역을 배려했는데, 40대 집행부에서도 이를 이어나갔으면 한다. 상임이사를 구성할 때 다양한 직역과 지역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고, 특히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의료계 내에서도 의협 집행부 내에 여의사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부회장은 매우 중요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기총회에선 여의사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못했다”며 “이는 의협 틀을 흔들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여의사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모 개원의도 “선거로 부회장을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도 정비는 필요하다. 여의사의 권리, 배려를 하기엔 정관이 못 쫓아가는 부분이 있다”며 “특히 이번에 후보 등록이나 이런 절차에 대해서 예측하지 못한 변수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런 것에 대한 보완은 대의원회에서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여의사의 비중이 올라가고 여자 부회장을 당연직으로 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