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硏 “국민 70%, 건보료 추가부담 싫어해”

설문조사결과 발표..“절반이상은 文케어 몰라”

2018-04-19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문재인 케어’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건강보험료를 추가 부담하는 것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이 ‘반대’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국민의 절반 이상이 문 케어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직무대행 겸 연구조정실장 김형수)는 최근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방안에 대한 국민들의 의료기관 이용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의료정책연구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16일부터 2월 6일까지 22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였다.

▲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방안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료 추가 납부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 결과, 문재인 케어를 위해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더 내는 것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에 해당하는 72.9%가 “반대한다”고 답했으며, “찬성한다”는 13.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한다’는 입장은 연령대 가운데 30대(77.0%)와 40대(76.1%)에서 높게 나타났고, 지역별로는 서울(83.2%)과 인천/경기(83.7%), 대구/경북(78.8%)에서 많았다.

가구소득이 월평균 500만 원 이상(76.8%)인 가구에서, 미혼자(65.3%)보다 기혼자(74.8%)가 반대한다고 답한 비율이 더 많았다.

이에 비해 ‘찬성한다’는 입장은 부산/울산/경남(27.4%)과 대전/충청/세종(23.3%) 지역에서, 가구소득이 월평균 100~199만원(21.1%)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료를 추가로 납부할 의향이 있다는 국민을 대상으로 추가로 얼마까지 부담할 수 있는지 물어본 결과, 월평균 9759원을 추가로 낼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부담 가능한 국민건강보험료를 구간별 분포로 살펴보면 5000원 이상~1만원 미만이 34.2%로 가장 많았고, 1만원 이상~2만원 미만이 31.6%로 그 뒤를 이었다. 3000원 이상~5000원 미만은 14.1%를, 2만원 미만은 12.2%를 차지했다.

▲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방안을 위한 국민건강보험료 추가 납부에 대한 찬반.

앞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정책연구원(2017)이 발표한 ‘2017년 건강보험제도 국민 인식조사’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추가로 부담 가능한 금액으로 월평균 7490원으로 조사된 바 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방안 추진에 대한 평가문항에서는 긍정평가 비중이 부정평가와 판단보류의 비중보다 낮았다.

정부가 문 케어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잘못하는 것이다”는 23.7%, “어느 쪽도 아니다”는 31.4%로 나타나 55.1%를 차지했으나, “잘하는 것이다”는 39.7%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러한 조사결과는 국민들은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방안에 대해 판단을 보류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가운데 정책 시행을 위해 건강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부는 정책 시행에 앞서 추가 재원 확보를 위해 건강보험료 인상안 이외의 다른 방안을 마련하거나, 정부 부담률을 더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어 개인(환자)의 의료비 부담 수준이 달라지면 현재 이용하는 의료기관을 바꿀 의향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81.8%는 ‘현재 그대로 이용할 것’이라 답했으나, ‘다른 의료기관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응답도 16.4%로 나타났다.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하겠다는 국민 중 75.9%는 종합병원 이상(종합병원, 54.1% + 상급종합병원, 21.8%)을 이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병원은 24.1%를차지했으나, 동네의원으로의 변경의향은 없었다.

기존 동네의원 이용자의 69.2%가 종합병원(52.9%) 또는 상급종합병원(16.3%)으로 갈 것이라고 답했고, 병원 이용자 전원은 종합병원(63.0%) 또는 상급종합병원(37.0%)으로 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방안 시행 이후에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자에게 이유를 물어본 결과,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장비·의료 시설이 더 좋아서라는 이유가 72.4%를 차지했으며, 비용이 이전보다 부담되지 않아서라는 이유는 27.6%로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장비·의료시설이 더 좋아서라는 이유로 이동하려는 의향은 남성 (81.8%)이 여성(66.7%)보다 많았고, 연령대는 50대(100.0%)와 60세 이상(90.0%)에서 높게 나타났다.

현재 주로 이용하는 의료기관이 동네의원인 경우는 58.8%가, 병원은 90.0%가 종합병원은 100.0%로 나타나 기존에 이용하던 주된 의료기관의 규모가 클수록 더 좋은 의료장비·의료시설을 찾아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용하겠다는 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방안 인지도.

이와 함께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인 59.7%가 문 케어를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해 정책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들어본 적 있다는 이보다 19.4%p 낮은 40.3%를 차지했다. 국민들은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방안, ‘문재인 케어’가 개인의 건강증진에는 도움이 줄 것(45.6%)이지만, 의료비 경감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39.7%)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소는 “이는 대통령이 직접 병원을 찾아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선언하며 대대적으로 정책을 홍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시점 기준으로 국민의 정책 인지도가 높지 않았음을 알게 한다”며 “정부의 당초 정책 도입 목적과 달리 국민들의 의료비 경감 효과 기대감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