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뜨는별-지는별 ‘희비’
스티렌·아모디핀 ‘반짝’…박카스·아마릴 ‘깜박’
2005-09-09 의약뉴스
“달도 차면 기운다”는 속담이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던 기세도 영원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최근 제약업계에서도 이런 속담에 딱 어울리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영원할 것처럼 보이던 전성기를 지나 한 켠으로 물러나는 소위 ‘지는 약’(제품)이 있는 반면, 그 자리를 대신하며 새롭게 떠오르는 ‘뜨는 약’이 있는 것.
제약업계엔 어떤 ‘뜨는 약’과 ‘지는 약’이 있을까?
지난 2002년 말 동아제약이 발매한 천연물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소위 요즘 대표적인 ‘뜨는 약’이다. 올 상반기 13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의 71억원 대비 86.3% 급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 177억원의 3/4(76.3%)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관련업계는 올해 스티렌의 총 매출액이 300억원을 넘어서, 동아제약 박카스의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네릭 신화를 열어가고 있는 한미약품의 아모디핀과 그리메피드는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신성(新星)’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모디핀(고혈압치료제)과 그리메피드(당뇨병치료제)는 올 상반기 각각 178억원과 40억원의 매출실적으로 기록하며, 관련시장에서 각각 선두권에 나서는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아모디핀은 발매 1년 만에 누적 처방건수가 300만건을 넘어서며, 암로디핀 시장에서 32%의 처방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국산 의약품의 사상 최대 실적을 하나둘씩 갈아치우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성장률을 바탕으로, 월매출 규모가 40억원을 넘어서는 등 올해 총 매출 규모가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오는 2007년까지 아모디핀의 매출액 규모를 1,00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종근당의 암로디핀 개량신약 애니디핀도 최근 높은 매출 상승률을 이어가며 올해 100억원 이상 대형품목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애니디핀은 올 상반기 6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올해 1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근당은 애니디핀을 향후 3년 이내에 400억원대 품목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반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의약품 가운데 여러 가지 이유로 ‘지는 별’이 된 약도 있다.
40여년간 의약품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박카스는 최근 몇 년 사이 매출감소를 지속하면서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도 6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7억원 보다 150억원 이상(20.0%) 매출이 떨어졌다.
올해 총 매출액 규모도 지난해 1,520억원보다 20% 가까이 떨어진 1,200~1,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화이자의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에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매출 하락세가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여서 향후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독약품 당뇨병치료제 아마릴도 지난해 상반기 313억원 매출에서 올 상반기 216억원으로 매출액이 2/3수준(-30.8%)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특허기간이 만료되면서 쏟아진 120여개 제네릭의 공세에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한때 600억원대를 기록했던 아마릴 매출액은 올해 350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한독약품은 이달 중 ‘글리메피리드’와 ‘메트포르민’ 성분이 혼합된 복합제제인 ‘아마릴M’을 출시하고 반격에 나설 계획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