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산의회, 이대목동 의료진 구속엔 ‘한 목소리’
결의문 채택…무리한 구속수사 중단 ‘요구’
회장 선거로 인해 둘로 갈라진 산의회들이지만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에 대해선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이충훈)과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동석)은 지난 8일 소공동 롯데호텔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각각 학술대회를 열고,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관련 의료진을 구속시킨 것을 규탄하는 성명서들을 발표했다.
먼저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번 사태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려는 소명을 다하기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해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큰 충격과 좌절을 안겨줬다”며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3인이 업무상과실이라는 이유로 구속수감된 것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들은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산의회는 “수개월 전 압수수색을 통해 모든 의료기록과 자료를 확보했고, 수많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마친 상태”라며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도 없고 생사를 넘나드는 신생아들을 돌보면서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에게 감염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산의회는 “철저한 원인규명을 위한 수사에 반대하지 않지만 해당 의료진의 직무 수행이 의도적인 감연 유발 행위가 아님에도 구속을 감행하는 것은 무리한 사법조치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 어렵고 위험한 의료행위를 기피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그 피해는 국민과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산부인과의사회는 “의료인에 대한 무리한 구속수사를 중단하는 한편, 명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중환자 의료 및 감염관리 체계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며 “제대로 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의료수가를 개선하고, 중환자실 진료환경 개선을 위한 장기적이고 진정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을 담당한 의료진들이 업무상과실 혐의로 구속 수감된 사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 불행한 미숙아 감염 사건은 의료진 개인의 문제가 아닌 보건정책과 관련된 구조적인 문제이고, 제도의 문제”라고 밝혔다.
직선제 산의회는 “제한된 의료자원으로 무한한 성과를 추구한 우리나라의 기형적 의료시스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인재”라며 “이런 재난적 의료현실을 온 몸으로 버텨 온 소아과 의사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뒤로 숨어버린 보건당국의 태도는 참으로 비겁하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편승한 사법부의 판단은 우리나라 의료를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후퇴시킬 것이고, 분만 인프라의 황폐화까지 촉발시킬 것이라는 게 직선제 산의회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직선제 산의회는 “무리한 구속수사를 중단하고, 즉각 석방해야한다”며 “범죄자를 양산하는 왜곡 의료를 개혁하고, 신생아 사망사고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반성해야한다. 의료안정을 보장하는 의료사고 특례법을 제정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