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코나투스 ‘엠리카산’ 임상 2b상 1건 실패
섬유증 치료효과는 관찰...추가 분석 진행
미국 생명공학기업 코나투스(Conatus Pharmaceuticals)가 주요 신약후보물질 엠리카산(emricasan)에 대한 임상 2b상 시험 1건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코나투스의 주가는 30%가량 하락했다.
코나투스는 4일(현지시간) 섬유증 또는 간경변증이 있는 간 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탐색적 임상 2b상 POLT-HCV-SVR 개념증명 임상시험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코나투스의 엠리카산은 경구 활성 범-카스파제(caspase) 억제제 계열의 신약후보물질이다.
POLT-HCV-SVR 시험은 재발성 C형 간염으로 인해 이식된 간이 손상된 정위 간 이식 수혜자를 대상으로 2014년 2분기에 시작됐다.
피험자들은 HCV 항바이러스 치료 이후 지속바이러스반응에 도달했지만 이식된 간에 섬유증 또는 간경변증이 남은 사람으로 Ishak 섬유증 점수가 F2에서 F6 사이였다.
임상시험 결과 전체 환자군에서 평가된 일차 평가변수는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진행성 섬유증 및 초기 간경변증 환자 등 조직학적 평가변수가 가장 적절한 하위그룹에서는 엠리카산의 치료효과가 관찰됐다고 한다.
코나투스는 섬유증 환자에서 조직학 평가변수를 이용해 엠리카산의 항-섬유증 효능이 증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진행성 섬유증 또는 초기 간경변증을 앓는 환자그룹(F3, F4, F5)에서 엠리카산 투여군은 위약군에 비해 반응률이 36.7%가량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엠리카산의 내약성은 양호했으며 전반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이 위약과 비슷한 것으로 관찰됐다.
코나투스의 스티븐 J. 멘토 최고경영자는 “이 연구 결과는 엠리카산에 대한 첫 생체검사 기반의 효능 결과”라며 “진행성 섬유증 및 초기 간경변증 환자그룹에서 95% 반응률과 긍정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이 관찰돼 고무됐다”고 말했다.
이어 “F6 미만 환자 중 치료 2년째 섬유증 점수가 증가한 환자 비율은 엠리카산 투여군이 7.7%, 위약군이 29.4%였다”고 전하며 “다양한 이차 및 탐색적 평가변수 면에서 추가적인 하위그룹 내 반응률을 평가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POLT-HCV-SVR은 코나투스가 노바티스와의 제휴 하에 진행 중인 임상 2b상 시험 3건과는 다른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다.
코나투스와 노바티스는 2016년 12월에 엠리카산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옵션, 제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노바티스는 작년 5월에 엠리카산의 개발과 상용화에 관한 독점적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옵션을 행사했다.
노바티스는 코나투스가 진행 중인 임상 2b상 시험들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다음 단계의 임상 3상 연구를 통해 엠리카산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에 대한 단독요법제 및 병용요법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임상 2b상 시험 결과는 각각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내년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