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협의체 파행, 病-政으로 강행하나
의협 비대위 중단 선언..복지부 “병협과 논의 계속”
의협 비대위가 의-정실무협의 중단을 선언하자, 복지부와 병협이 의협을 배제하고 계속 협의를 이어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 대한병원협회(회장 홍정용),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필수)는 지난 29일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앞서 의협 비대위는 이번 회동에서 6개 요구안을 복지부에 전달했는데, 6개 요구안은 최대집 의협 회장 당선인과 협의를 통해 ▲초음파 급여화에 대해 원론적 찬성 ▲상복부 초음파 고시 전면 철회 ▲시행 시기 추후 재논의 ▲급여기준 외 상복부 초음파는 비급여 적용 ▲복지부 협상단에서 예비급여과 손영래 과장 교체 ▲방사선사의 상복부 초음파 검사는 절대 불가 등이다.
이날 협의 이후, 비대위 이동욱 사무총장은 “앞으로 의정협상은 중단이고 향후 문재인 케어에 대한 협의는 없다”며 “의료계를 존중해달라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했는데, 6가지 요구안 중 단 하나도 들어주지 않았다. 복지부의 이런 태도는 회원들이 분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다음달 1일 상복부 초음파 고시를 철회하고 일방 강행은 안된다고 했지만, 복지부는 고시를 강행하겠다고 했다. 이는 의료계를 대화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며 “병협의 기본적인 입장은 비대위와 같다며 비대위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 달이나 보름정도 고시를 잠시 미루고 조금의 보완이라도 하면 되는데 아예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정부가 이번 회장 선거에서 나타낸 의료계 표심을 무시했다는 의미”라며 “비대위는 계속 이런 분위기라면 앞으로 3년간 대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의협 비대위의 협의 중단 선언 이후, 실무협의체는 어떻게 진행될까? 복지부는 실무협의의 틀은 유지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병협과 논의할 방법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각각의 협의체, 회의가 있고, 의협이 탈퇴했기 때문에 의-정 실무협의체로도 할 수 없다”며 “각각 위원회에서 서로 이야기하고 만나야 한다. 아직은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인지만 크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시행되는 것은 되고, 다음 단계를 논의해야한다”며 “복지부와 병협은 지난 8차 실무협의에서 심사체계 개선, 적정수가 등 내용이 담긴 합의안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협의를 존속할 생각은 있지만 의-병-정 간 논의에서 의료계가 빠져나가서 어떤 체계로 가야할지 고민할 것”이라며 “병협과 계속 논의를 이어나간다는 판단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는 병협과 30개에 가까운 조항이 포함된 합의문 초안을 마련했다”며 “그런데 의협 쪽 의견도 반영된 결과라서 이를 병협과 상의, 초안을 폐기하기보단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을 발전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형태와 논의 주제에 대해서도 의협이 없어 고민이다. 복지부도 고민을 해서 병협에 제안할 것”이라며 “명칭은 계속 유지하더라도 지금처럼 계속 만나서 논의할 것인지,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운영할 것인지 병협의 의견을 들어볼 것이다. 병협이 계속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것 자체가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