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선거에서도 'Me Too 운동' 화두

3차 토론회...후보별 다양한 성폭력 방지책 제시

2018-03-07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 운동(#Me too)’에 대한 의협회장 후보들의 생각은 어떨까?

대한의사협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완섭)는 지난 6일 충청남도의사회관에서 제40대 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합동설명회(정견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각 사안에 대한 후보자간 자유로운 질의를 허용한 경기도 토론회와 달리, 사전에 회원들에게 받은 질의를 바탕으로 진행해, 특정 후보에게 질의가 몰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충남토론회에서 가장 눈에 띈 질문은 ‘미투운동’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사회 전반적으로 미투운동 열풍이 불고있는 만큼 의료계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의 질문에, 의협회장 후보들은 각자 입장에 따라 답변했다.

먼저 기호 1번 추무진 후보는 “의대생 졸업식에서 부탁하는 부분이 의료인이 가져야하는 윤리의식에 대한 것”이라며 “의사윤리강령과 지침은 십여년만에 개정했고, 대의원총회를 거쳐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 발효되도록 했다. 성폭력 피해센터를 만들어 회원들에게 피해사례를 접수, 협회가 적극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동훈 후보(기호 2번)은 “미투운동은 권력구조에 있어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가하는 젠더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었던 시절, 모 교수가 전공의를 성추행한 사건에 대해 언론에 보도했고, 결국 교수를 해임시켰다”며 “의협회장이 된다면 병원내 전데 폭력 신고센터를 확대하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프로토콜을 만들겠다. 의사는 높은 윤리의식이 필요하기에 좀 더 조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한다”고 전했다.

기호 3번 최대집 후보는 “우월한 권력을 이용해 상대가 원하지 않는대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으로, 의료계는 소수일거라고 생각해 윤리위원회를 통해 예방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다만 남녀가 만나 교제를 하고 성행위를 통해 자식을 낳는 것은 당연한 일로, 이 문제를 광범위하게 바라보는 건 반대한다. 엄격한 기준 안에서 심각한 수준의 성추행, 성폭력에 대해 문제 삼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임수흠 후보(기호 4번)은 “의사는 도덕적으로 타이트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의사들에게 인성교육의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감성적, 인성적 윤리교육이 필요하다고 의료계 스스로 분위기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 이외에도 폭력에 관한 것도 많기 때문에 중요하게 다뤄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호 5번 김숙희 후보는 “지금은 바뀌었지만 예전만 해도 관습처럼 성희롱 등을 해왔다”며 “이제는 사회가 바뀌었고,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은 있어선 안 된다. 제도를 통해 제재해야하며, 교육으로 미리 예방하는 등 의사들은 이런 문제로 미투운동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용민 후보(기호 6번)은 “지난주 선거캠프에서 미투운동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냈다. 아마 후보들 중 이 문제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 문제는 갑을 관계의 문제로, 피해 받는 회원 위해 24시간 콜센터, 법적 지원을 하는 부분까지 전부 공약에 있다”고 말했다.

◆충남의사회원의 질문, 의료계 통합 대안은?
충남의사회원들이 의협회장 후보들에게 던진 공통 질문은 의학회, 병협, 개원의협의회 등 다양한 직역, 지역으로 나눠지고, 최근엔 의료전달체계로 내, 외과로 갈라져 갈등을 빚는 등 의협 내 산하단체를 조정하고 화합하기 위한 대안에 관한 것이었다.

추무진 후보(기호 1번)은 “39대 딥행부는 각 직역, 지역에 따른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집행부를 구성할 때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서도 추천을 받았고, 직역, 지역을 막론하고 추천을 받아 구성했다”고 밝혔다.

추 후보는 “자기 고집을 내세워도 안 되고, 편가르기를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의료전달체계 개선 때 내, 외과간 갈등이 많았다고 하지만 저는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고, 논의하면서 조금씩 양보를 하는 멋진 모습을 봤다고 생각한다. 많은 소통과 토론을 통해 의견을 나눠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기호 2번 기동훈 후보는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해 누구도 이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아 실망했는데 병상총령제에 대한 부분을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지금의 의료전달체계 안에 들어온 병상총령제는 지자체 결정에 따라 병상 총량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 독소조항에 대해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 후보는 “의료전달체계의 중요한 문제점은 소통이 안 된 점으로, 의협과 병협이 분열하면서 의료계를 둘로 쪼개놨다”며 “어떤 일을 추진할 땐 충분히 소통하고 의견을 받아야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최대집 후보(기호 3번)은 “의사들은 특성상 다양한 환자를 진료해야하며, 의사단체 및 직역의 다양성은 어쩔 수 없고, 당연한 것으로 존중해야한다”며 “개원의협의회, 의학회, 전공의협의회 등 직역마다 단체가 나눠져 있고 이해관계의 충돌이 발생하며 심각한 지경까지 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최 후보는 “여기에 병원 경영자 모임인 병협까지 들어와 있고, 지금의 의협은 개원의들의 대표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며 “개원의, 전공의, 의학회, 병협 등 다양한 직역이 참여하는 상설협의기구를 만드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호 4번 임수흠 후보는 “의료계 대통합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국에 제일 중요하다”며 “민의 수렴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제가 의협회장이 된다면 교수협의회, 의학회, 병협 등 월 회동을 만들어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 후보는 “서로간 신뢰를 쌓아가면서 문케어라든지 한방 자보 등 갈등이 없는 부분은 먼저 해결하고, 갈등이 있는 부분은 시일을 두고 장기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며 “단체의 대표성과 실익을 바탕으로 각 단체장과 소통하면서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숙희 후보(기호 5번)은 “가장 어려운 일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회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것”이라며 “강력한 의협을 만들어야하지만 이런 분열 상태에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국민들이 볼 때 의사단체는 다 부서질 수 있는 집단으로 밖에 안 본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우리에겐 의사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의사라는 이름으로 만날 때는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다”며 “이를 통해 의협을 제대로 만들어 모든 회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으면서 정부와 정치권에 막강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문가 단체로서 신뢰받을 수 잇는 의협을 만느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6번 이용민 후보는 “의료계 단체는 공통분모로 함께 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타 직능에서 의료계를 침공할 때 같이 힘을 합쳐 싸울 수 있다”며 “의료계는 개원의협의회, 전공의, 임의단체 등이 있고, 과별도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의협이 사전조율을 하는 과정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산부인과의사회가 나눠진 이후에 법정투쟁을 하고 있는데 의협은 뭘 하고 있는가? 개입해서 합리적인 방법으로 회원 의견을 물어서 단합하게 해야 한다”며 “이제까지 회원들은 준비 안 된 투쟁으로 사분오열됐다. 이번 회장 선거의 화두는 화합과 통합의 후보가 누구인지 생각하고 투표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충남의사회원 질문, 각 후보마다 아픈 부분 찔러
이번 충남토론회의 특징 중 하나는 각 후보들마다 아픈 부분을 꼬집는 날카로운 질문이 있었다는 점이다.

기호 1번 추무진에게는 ‘두 번의 탄핵 임총으로 신뢰를 잃었고, 찢어진 회원들을 봉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질문이 주어졌는데 이에 대채 추 후보는 “2번의 탄핵 사유를 돌아봐줬으면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9월 임총은 불신임안을 추진했던 대의원이 ‘3선 출마를 포기하면 불신임을 철회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에 대해 협회를 위해서다로, 누가 회장이 되더라도 제대로 회무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3선 불출마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 임총도 직선제로 뽑힌 회장에 대해서 쉽게 불신임 발의 요건이 충족되는 게 옳은지 여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현재 국회는 대통령 불신임을 발의할 때 과반이상 발의, 3분의 2 찬성으로 되어있는데 협회도 그렇게 하는 것을 고려할 때가 됐다”며 “지금 현재 정관에 따른 뽑힌 회장에겐 전폭적으로 지지한 뒤 평가를 해야 한다. 그래서 뽑히게 되면 1년 이내에 중간평가를 받겠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기동훈 후보(기호 2번)에겐 ‘의협 비대위 활동을 했을 때 홍보업체를 선정한 배경과 그때 집행했던 홍보물에 대한 부적절성’과 관련된 질문이 주어졌다.

기 후보는 “일례로 들어도 중앙일보에 집행했던 광고가 2월 23일까지 입금이 안됐다. 의협에 문의했더니 누락됐다고 하는데, 이것만 봐도 서토프가 제대로 안됐다고 본다”며 “비대위 홍보위원장으로 활동한 기간이 채 3주가 못된다. 결제를 빨리 올렸지만 계속 지연돼 실제 활동 기간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홍보업체인 헬스피알의 대표는 비대위원이 아니다. 많은 돈을 들여 좋은 회사에서 하고 시었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했고, 전문성을 요하는 광고를 신규회사에서 하긴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포항 지진 사진을 광고에 사용한 건에 대해선 비상시여서 빠르게 일을 진행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이 부분에 대해선 죄송하다며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기호 3번 최대집 후보에겐 ‘극우보수정치 성향’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다.

이에 최 대표는 “극우보수정치 운동을 한 경력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극우 활동가는 우리나라에 없다”며 “극우는 자신의 우익적 사고와 사상을 실체화하기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이를 말하며, 나치, 파시즘을 예로 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극우라는 건 명예훼손적인 발언으로, 우리나라의 자유시장경제원칙이 잘못되고 있었을 때 행동으로 나섰고, 제 신념을 걸고 활동했다”며 “극우보수사회운동가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운동가, 행동우파라고 봐야한다. 의협은 우리나라 의학전문가 단체로, 그 범위 안에서 활동해야하기에 의협회장이 된 이후, 정치현안에 대해서 발언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임수흠 후보(기호 4번)에 대해선 ‘의발협 협상 당시 노환규 전 의협회장의 이면합의, 투쟁을 방해했다 등의 발언’에 대해 질의했다.

임 후보는 “협상단엔 4명이 있었고, 여러 서포트 조직이 많았다. 협상에 대한 지침은 노환규 회장에게 직접 받았는데, 중요한 것은 보고하고, 세세한 것에 대해선 재량권을 달라고 해서 승낙받았다”며 “마지막 협의문을 작성할 때 문제가 있어서 제가 직접 노 회장을 찾아가 설명해 오케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노환규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던 비대위에서 회의를 진행했는데 협의안 내용에 괜찮다는 논의가 있었고, 결정하기 전 회원들에게 뜻을 묻자는 부분에서 이견이 있었다”며 “결국 투표를 했고 기자회견을 하고 회원의 뜻을 묻는 걸로 진행이 됐다. 이제까지 이 일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았는데, 회장과 부회장이 갈등을 밎는 모습이 회원 단합을 위해 좋지 않기 때문에 입을 닫고 조용히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호 5번 김숙희 후보에겐 ‘성북구의사회에서 원격의료를 저지하겠지만 힘이 부치면 100% 저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과거 발언’에 대한 질의가 있었는데, 김 후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 성북구의사회에선 원격의료와 관련된 토론이 있었는데 몇몇 회원이 원격의료도 받아들일 부분이 있지 않느냐는 의견을 냈다”며 “이에 대해 말하다가 원격의료와 원격진료는 다른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만성질환관리 전화상담 등도 광범위한 원격의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당시에 문제가 됐던 격오지에 대한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발언을 했지만, 그 역시 의료인과 의료인 사이의 원격의료라고 못을 박았다”며 “이로 인해 현안마다 질질 끌려다닐 거냐로 하는데, 철저히 막아야하는 부분은 막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용민 후보(기호 6번)에겐 ‘노환규 전 회장과의 진실 공방’을 언급하며 ‘의사단체 내 선출직 수장 경력 일천, 본인 중심으로 화합과 통합을 말한다는 경향’에 대한 질의가 주어졌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개혁세력으로 통칭되는 후보가 저와 최대집, 기동훈 후보인데 개혁세력이 단일화를 못 이룬 부분에 대한 지적이 많다. 저는 항상 합당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단일화를 한다면 찬성한다고 두 후보에게 말했다”며 “선출직 수장 경력이 없다는데, 그렇게 선출된 수장들이 무엇을 이뤄냈는지를 생각해봐야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노환규 전 회장과의 진실공방에서 저는 항상 사실을 말하고 있다. 근거없는 비난에 대해 스스로를 변호하는 것이지 진실공방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 전 회장은 저를 추무진의 사람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그 전엔 노환규 집행부에 있었으니 노환규의 사람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편, 이날 충남토론회에선 후보들에게 “나를 제외하면 누구에게 투표를 하겠는가”라는 이벤트성 질문을 했고, 이에 추무진 후보는 이용민 후보를, 기동훈 후보는 김숙희 후보를, 최대집 후보는 임수흠 후보를 뽑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임수흠 후보는 최대집 후보, 김숙희 후보는 기동훈 후보, 이용민 후보는 기동훈 후보를 각각 꼽았다. 현직 의협회장이 추 후보만 한 표도 얻지 못했고, 가장 젊은 기 후보가 2표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