뎅그박시아, 필리핀 내 사망 3건과 연관
원인적 연관성 발견...직접적 연관성 두고는 이견
사노피의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Dengvaxia)가 필리핀 내 아동 3명의 사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사노피는 작년에 뎅그박시아가 이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없는 사람에서 중증 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2016년에 80만 명 이상의 취학연령 아동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실시된 필리핀에서는 큰 논란이 일어났다.
필리핀 보건당국은 작년 11월에 사노피의 발표 이후 뎅그박시아 예방접종을 중단시켰으며 백신 투여 이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소아 14명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백신인지 규명하기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주요 외신 보도에 의하면 필리필 보건부 엔리케 도밍고 차관은 조사 결과 “사망 3건에서 원인적 연관성(causal association)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뎅그박시아 접종에도 불구하고 뎅기열로 인해 사망했다”며 “이 가운데 2명은 백신 실패(vaccine failure)로 인해 사망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도밍고 차관은 이러한 연구결과가 백신 예방접종을 중단시킨 필리핀 보건부의 결정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뎅그박시아에 대해 아직 대규모 예방접종을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3~5년 동안 이 백신으로 인해 다른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인 필리핀 법무부로 제출될 예정이다.
다만 조사단 일원인 필리핀대학교 및 필리핀종합병원의 줄리엣 시오-아길라 소아과 교수는 사망 3건이 뎅그박시아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보긴 어려웠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 진행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공률이 100%인 백신은 없다며 필리핀 내 뎅기열 사망률은 전 세계 뎅기열 사망률과 비교했을 때 60배 이상 높은 편이라고 부연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사노피 측은 뎅그박시아가 사망 14건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노피는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1백만 회 분량의 백신이 투여된 임상시험에서도 백신과 연관이 있는 사망사건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필리핀 정부는 현재까지 뎅그박시아 프로그램에 35억 페소(약 737억 원)가량을 투입한 상태다. 필리핀 당국은 이미 사노피에게 제품 등록 및 판매 관련 위반사항을 이유로 2000달러의 상징적인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사노피는 필리핀 내에서 뎅기열 예방접종이 뎅기열 발생 건수를 감소시켰다는 임상적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