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R&D 조직 개편 이후 생산성 크게 증가
프로젝트 수 줄였지만...개발 성공률 올라
글로벌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신약 개발 프로젝트와 실험실, 직원 수를 줄인 이후로 연구 생산성이 4배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분석 자료는 아스트라제네카의 연구진에 의해 지난 19일(현지시간) Nature Reviews Drug Discovery라는 학술지에 게재됐다.
지난 10년 사이에 뚜렷이 나타났던 이러한 변화는 아스트라제네카가 2011년에 연구개발 조직을 축소하고 R&D 전략을 수정한데 따른 결과라고 한다. R&D 개편 이후 최고경영자가 된 파스칼 소리오트는 암을 비롯한 특정 분야에 더 집중하는데 초점을 맞춰 왔다.
과거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새로운 의약품 발매실적 부진과 특허권 만료로 인한 사업 약화로 인해 제약 산업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2005년부터 2010년 사이에 아스트라제네카가 신약 개발을 발굴 단계에서 최종단계 임상 3상 시험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한 비율은 4%로 산업 평균인 6%보다 낮았지만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는 19%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시장조사업체 CMR 인터내셔널에 의하면 이 기간 동안 산업 평균치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시작한 발굴 단계 프로젝트의 수는 2005년부터 2010년 사이에 287건이었지만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는 76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혁신의약품·조기개발부문 책임자 메네 판갈로스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훨씬 더 적은 수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성공율이 4%에서 거의 20% 가까이로 증가한 것은 매우 기쁜 일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여전히 80%는 실패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제약회사가 이처럼 회사의 성공 및 실패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한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화이자 등이 과거에 R&D 생산성에 대한 결과를 공개한 적이 있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의 분석 자료가 더 광범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자료에는 연구 활동의 수익성에 대한 결과가 포함되지는 않았다는 한계점이 있다. 최종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돼 규제당국에 의해 승인되더라도 모든 의약품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딜로이트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전 세계 대형 제약회사 12곳이 승인받은 신약의 숫자는 증가했지만 R&D 수익성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