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대형·외자社 중심 ‘재편’
‘부익부빈익빈’ 가시화…중소社, 특화품목 육성해야
2005-08-18 의약뉴스
최근 제약사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과 관련, 대형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 중심으로 제약산업이 재편될 조짐이라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이는 향후 국내 제약업계 판도와 관련해 일부 대형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가 주도하는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17일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제약업계 실적이 다소 낮게 나타난 것은 전체 제약사들의 관점에서만 그런 것일 뿐, 상위 제약사들은 두자리수대의 높은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며 “향후 국내 제약산업은 제품력과 영업력을 갖춘 대형 제약사와 외자계 제약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관계자도 “제품력과 영업력을 갖춘 대형사와 외자사의 주도권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며 “중소형 제약사의 경우 특화된 부분에서 제품력을 갖춘 일부를 제외하고 앞으로 두자리수대 성장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소 제약사들은 대형 제약사와 같은 제품군에서 경쟁해서는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들 중소 제약사의 경우 아직도 항생제 매출이 절반을 넘고 있고, 순환계 등 다른 쪽으로의 전환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소 제약사의 적극적인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본지가 12월결산 41개 상·등록 제약사의 상반기 매출실적을 4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상위 제약사의 매출성장률이 하위 제약사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A그룹(1~10위, 평균 매출액 1,484억원)의 경우 상반기 매출성장률이 평균 15.58%에 달한 반면, B그룹(11~20위)과 C그룹(21~30위)은 같은 기간 각각 8.37%와 5.65% 성장하는데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D그룹(31~41위)의 경우 평균 9.22%의 성장률을 기록, B그룹과 C그룹에 비해서는 다소 높았다.
하지만 이들 D그룹 11개 제약사의 지난 상반기 평균 매출액은 133억원 수준으로, 각각 484억원인 B그룹과 C그룹의 263억원에 비해 절반 이상 낮아 단순 비교자체가 무의미한 수준이다. 이는 약간의 매출 신장도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1분기 실적을 발표한 8개 3월결산 제약사들도 지난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실적을 기록한 대웅제약, 일동제약, 동화약품, 일양약품, 부광약품 등 상위 5개 제약사의 평균 매출성장률이 12.15%로, -5.79%를 기록한 국제약품, 한일약품, 유유 등 하위 3개 제약사보다 높았다.
이에 대해 대형 제약사 한 관계자는 “최근의 제약산업 발전이 모든 업체의 수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면서 “대형 제약사의 경우 지난 분기 매출과 수익면에서 시장성장률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시화된 대형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제품의 잇따른 성공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향후 제약산업은 대형 제약사 위주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