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경화증 신약후보 ‘라퀴니모드’ 임상시험 실패

임상 2상 목표 미달성...회사 주가 급락

2017-12-04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스웨덴 생명공학기업 액티브바이오텍(Active Biotech)은 이스라엘 제약회사 테바(Teva Pharmaceuticals Industries)로부터 지원을 받아 개발해 온 라퀴니모드(laquinimod)에 대한 임상시험이 또 다시 실패했다고 밝혔다.

액티브바이오텍은 일차진행형 다발성경화증(PPMS)에 대한 치료제로 라퀴니모드를 평가한 ARPEGGIO라는 임상 2상, 개념증명 연구의 초기 결과 경구용 라퀴니모드 0.6mg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그룹에서 48주째까지의 뇌 용적 변화율이 목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애진행이 확인될 때까지의 기간에 대한 이차 평가변수도 달성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라퀴니모드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새로운 T2 병변 발생이 감소한 것으로 관찰됐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와 비슷했으며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비인두염, 두통, 상기도감염, 등통증 등이 보고됐다. 이 임상시험의 자료는 차후 관련 학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액티브바이오텍과 테바는 이미 올해 5월에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라퀴니모드를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에서 주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작년에는 안전성 문제 때문에 더 높은 용량인 1.5mg에 대한 연구를 중단한 바 있다.

두 회사는 라퀴니모드가 한 때 블록버스터급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코팍손(Copaxone)에 대한 후속제품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안전성 문제와 임상시험 실패가 이어짐에 따라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성공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보이고 있다. 유럽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2014년에 안전성 우려를 이유로 이 약물의 승인을 거절했었다.

액티브 바이오텍과 테바는 2004년부터 라퀴니모드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다발성경화증 외에도 신경계 퇴행성 질환인 헌팅턴병에 대한 치료제로 라퀴니모드를 평가하는 임상 2상 시험이 진행 중이며 내년 6월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액티브바이오텍의 주가는 49%가량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