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있는 곳에 길 있다
2005-07-10 의약뉴스
영종도, 영흥도, 송도 신도시 주변 지역의 매립 면적을 줄여 멸종 위기에 처한 철새들의 서식 및 도래 지를 조성하고, 더 이상의 연안 어종 멸종과 해양의 적조 현상을 막기 위해 해양수산부에 매립지 축소를 건의한다는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보존하는 길은 자연 환경을 보호해야만 한다는 교훈을 우리는 시화지구 간척사업 실패에서 터득한 바 있다. 개펄은 하천을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각종 유해물이 사전에 분해되는 자연적인 정화장으로 바다의 ‘그린벨트’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이 사업에 보조를 맞추듯 남동구는 폐허로 방치된 염전과 논현동 일대 개펄 공유수면 등 106만평을 2002년까지 수도권 생태계 공원으로 조성하여 자연 학습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수립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계획안을 바라보는 구민들의 눈총은 결코 곱지만은 않았다. 이헌복 구청장의 임기 내에, 더욱이 정부의 보조가 없이는 도저히 이뤄질 수 없는 무지개를 잡는 듯한 탁상 행정 내지는 전시 행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헌복 구청장은 크고 작은 각종 행사장에서 축사를 할 때마다 ‘지루하다’는 여론이 돌 정도로 해양 생태계 공원에 대해 집착해 왔다.
하지만, 며칠전 모친상을 당한 구청장이 문상객들과 담소를 나누는 중에도 해양 생태계 공원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진솔한 열정을 지켜보는 순간 콧등이 시큰함을 느끼며 결코 우리가 우려했던 과시 행정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뜻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두드리는 자에게 문은 열린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비록 해양 생태계 공원 조성 사업이 남동구의 예산으로는 힘겨운 발상일지는 몰라도 지난 6월 1일에 개장한 1만1천여 평에 이르는 해양 탐구 학습장을 시발로 하여 구민의 피부에 와 닿는 사업을 전개하다 보면 정부에서도 지원을 베풀어주리라고 믿는다.
더욱이 남동구에는 전국에 알려진 명소인 소래포구가 자리잡고 있다. 하루속히 교통난을 해소하여 외지 관광객을 유치한다면 남동구의 재정 자립도 역시 높아질 것이다. 더불어, 소래포구를 찾는 관광객들을 해양 생태계 공원으로 안내한다면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논현동 염전은 필자가 만수초등학교 시절, 한나절을 걸어와 친구들과 노닐던 동심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 역시 향수와 동심에 젖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남동구 해양탐구 자연 학습장에서 만드는 소금은 지하 130m에서 끌어올린 바닷물로 천일제염(天日製鹽) 방식을 통해 만들었기 때문에 바다의 오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입 소금과 공장 제품이 혼합 판매되는 현실에서 하루 500kg씩 한해에 150톤이나 생산되는 무공해 소금을 남동구 지역 특산품으로 등록해 판매한다면 관광 수입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우리의 자녀들이 바둑판 모양의 염전, 물을 퍼 올리는 물레방아, 색 바랜 소금 창고, 각종 개펄 식물이 자라고 철새들이 날아다니는 해양생태공원 자연 학습장의 동심을 간직한다면 이 사회에 심각한 청소년 문제도 생기지 않으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