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윤성 드레싱재, 경쟁시대 돌입
현대 ‘클리젤’, 일동 ‘메디폼’에 도전장…경쟁 예고
2005-07-08 의약뉴스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습윤성 드레싱재 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현대약품이 하이드로겔(수화겔) 제형의 습윤성 드레싱재 ‘클리젤’을 출시하고 시장 선도업체인 일동제약의 ‘메디폼’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것.
이에 따라 그동안 일동제약 ‘메디폼’이 독주하다시피 진행돼 온 국내 습윤성 드레싱재 시장에도 경쟁체제 돌입이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국내 습윤성 드레싱재 시장은 지난해 130억원에서 올해 200~25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등 최근 빠르게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판도는 일동제약 ‘메디폼’의 독주 속에 ‘듀오덤’(한국BMS제약), ‘하이드로 압소버’(대일제약), ‘폴리멤’(신신제약) 등 수입제품들의 시판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들 제약사들은 영업력과 규모 등에서 일동제약의 아성을 깨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현대약품의 이번 ‘클리젤’ 출시가 주목받고 있는 것.
현대약품은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소와 기술제휴로 개발한 친환경 창상·화상 드레싱재인 ‘클리젤’을 출시하고 국내 습윤드레싱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클리젤은 국내 제약사에 의해 생산된 두 번째 습윤성 드레싱재.
클리젤은 상처에서 분비되는 체액이 탈수되거나 건조되지 않도록 하는 습윤상처처치(wet dressing) 방법을 도입한 제품으로, 감염을 낮출 뿐 아니라 상처 치료에도 용이하다는 게 현대약품측의 설명이다. 최적의 습윤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흡수패드 위에 보습환경 필름을 사용했다.
클리젤은 하이드로겔이라는 제품 특성상 투명하게 설계돼 드레싱재를 제거하지 않고도 상처 치유과정의 관찰이 용이하다는 게 특징이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현재 생산설비 미비로 대포장 등 일부 제품의 생산에만 그치고 있지만 생산시설이 마무리되는 약 3개월 후부터는 약국 시장 등 본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폴리우레탄 계열의 ‘메디폼’과는 다른, 투명한 습윤성 드레싱재라는 차별점을 내세워 경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동제약 ‘메디폼’은 현대약품 ‘클리젤’ 출시 등 잇따른 경쟁사 출현에 대해 전체 시장 규모를 키운다며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그동안의 시장 선점 효과를 앞세워 이들의 추격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일동제약 ‘메디폼’은 지난해 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블록버스터(거대품목) 진입 목전까지 성장한 상태다.
일동제약은 ‘메디폼’의 올해 매출목표를 160억원으로 설정하고 200~250억원 규모가 예상되는 국내 습윤드레싱재 시장의 점유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약품 등 잠재적 경쟁제품의 추격권에서도 완전히 벗어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습윤드레싱재 출시와 관련,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진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격언처럼, 현대약품 등 후발주자의 진입에 따른 파급효과 등에 대한 분석을 내부적으로 이미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상처 치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데 우선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전체 시장규모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라며 “시장선점 효과 등을 앞세워 시장선도 업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는 향후 5년 안에 국내 습윤드레싱재 시장이 500억원 규모의 대형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재생세포 및 인공포막 시장 등을 포함할 경우 시장 규모는 1천억원 이상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