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D, 콜레스테롤약 심장병 감소효과 기대 이하
심장사건 위험 9% 감소...승인신청 여부 고려 중
미국 머크(미국·캐나다 외 MSD)가 시험 중인 콜레스테롤약 아나세트라핍(anacetrapib)이 심장질환 위험 감소효과가 입증되기는 했지만 뛰어나다고 볼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MSD는 콜레스테롤 에스테르 전달 단백질(cholesteryl ester transfer protein, CETP) 억제제 계열의 약물 아나세트라핍을 평가한 REVEAL 연구의 세부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아토르바스타틴으로 LDL 콜레스테롤 억제 치료를 받는 죽상경화성 혈관질환 환자 3만44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MSD는 앞서 이 임상시험에서 일차 평가변수가 충족됐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나세트라핍은 관상동맥사, 심근경색증, 관상동맥 혈관재생술 실시가 포함되는 주요 관상동맥 사건 위험을 위약에 비해 9%가량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결과도 이전 연구 자료와 전반적으로 일치했다.
다만 MSD는 하위연구에서 아나세트라핍이 장기간 투여 시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점이 환자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주요 2차 복합 결과인 심근경색증, 관상동맥사, 추정되는 허혈성 뇌졸중이 포함되는 주요 죽상경화성 사건에 관한 아나세트라핍 치료군에서의 결과는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원인별 사망, 암, 다른 심각한 이상 사건 면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REVEAL 연구결과는 임상시험의 연구 공동책임자 중 한 명인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마틴 랜드레이 교수에 의해 유럽심장학회 회의에서 발표됐으며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온라인판에도 게재됐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의하면 연구진은 아나세트라핍의 효능이 다른 새로운 작용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LDL 콜레스테롤 억제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MSD는 외부 전문가들과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각국 규제당국에 신약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것인지 고려할 예정이다.
머크연구소 임상개발부문 대표 로이 베인즈 수석부사장은 “아나세트라핍과 스타틴 병용요법이 주요 관상동맥 사건을 추가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기쁘다”며 “이 연구는 심혈관 위험에 대한 아나세트라핍의 효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나세트라핍 같은 CETP 억제제는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은 높이고 LDL 콜레스테롤은 낮추도록 만들어진 약물이다.
이 임상시험에서는 중간 시점 때에 아나세트라핍과 스타틴 병용요법이 위약 및 스타틴 투여에 비해 비-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17mg/dL가량 추가로 감소시키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43mg/dL가량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앞서 CETP 억제제를 개발하던 화이자와 일라이 릴리, 로슈 등은 부족한 효능 또는 안전성 문제 때문에 결국 개발을 포기했었다.
이 연구에서 아나세트라핍이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높이기는 했지만 이러한 효과가 관상동맥 사건 위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제품의 미래가 어두워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품을 승인받을 수는 있겠지만 MSD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