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생물의약품과 유무영 사무관

2005-06-30     의약뉴스

“BT(생명과학)라는 분야가 비교적 새롭게 등장한 부문이다 보니, 어느 정도 정착된 다른 업무와는 달리 색다른 제도를 만들고 도전할 부분이 많았던 것이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자랑스런 식약인 ‘혁신짱’이자 최고 영예인 ‘Best of best’에 선정된 식약청 생물의약품과 유무영 사무관을 만났다.

유 사무관은 이번 ‘혁신짱’ 선정에 대해 “시간이 흐르다 보면 식약청 식구 모두가 한번씩은 돌아가지 않겠느냐”며 겸손해 했다. 현재 식약청 전체 식구가 약 940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정말 대단한 일인데도 말이다.

“꿈을 펼칠 수 있는 곳 찾아, 공무원 시작”



유 사무관이 약무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건 지난 87년이다. 당시 28세 혈기왕성한 청년으로, 한 제약회사 공장에서 3년째 근무하던 그는 회사라는 고정된 업무보다 변화가 있는 곳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에 공무원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복지부에 처음 입사해 월급을 탔는데 전에 다니던 제약회사의 딱 절반이더라고요.(웃음) 제가 셈엔 좀 약한 편이고 돈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현재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20년째 약국을 경영하는 집사람이 물심양면으로 도와 준 덕도 컸지요.”

유 사무관은 처음(87년) 복지부 의약품안전과와 신약개발과 등에서 근무하다 99년 식약청으로 자리를 옮겨 부산청 의약품감시과장 등을 거쳤다. 현재의 생물의약품과로 온 건 지난 2001년 10월 이곳의 신설과 함께였다.

당시 사회적으로 B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담조직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식약청 내에 생물의약품과가 만들어지게 된 것. 유 사무관은 부산식약청 의약품감시과장으로 내려간 지 5개월 만에 부름을 받고 다시 상경, 이곳에 합세했다.

“당시에는 생명공학이 의료영역인지 의약품영역인지도 개념이 확실치 않았고 안전문제 등도 해결해야 할 큰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필요치 않은 규제를 통해 BT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업계의 의구심도 문제였지요. 또 업체들의 BT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이에 따른 인력부족 등으로 처리가 지연되는데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았어요.”

유 사무관은 이에 BT제품의 안전관리 업무프로세스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것은 물론 인체조직이식재와 관련 국내 상황에 적합한 안전관리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종전 규제중심이던 임상제도를 개선해 희귀·난치환자의 치료기회를 확대했으며 바이오제품 관련 각종 관련규정을 새롭게 제정하는 등 BT제품의 안전관리 첨병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은 철저하게 삶은 즐겁게”



“공직이라는 것은 남들이 하지 않는 부분에 관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족적(흔적)을 남길 수 있는 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그의 일에 대한 욕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일에 관해서는 ‘유무영’이라는 이름을 걸고 그에 합당한 끝맺음을 하겠다는 게 그의 직업관이다. 요즘 유행하는 ‘대충’이라는 단어는 그에겐 먼 얘기.

그렇다면 유 사무관은 깐깐한 성격의 소유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의 후덕한 인상에서도 드러나듯 깐깐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주위의 전언이다. 물론 그의 일처리는 이번 ‘자랑스런 식약인’ 선정과정이 증명하듯 철저하고 깔끔하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하지만 일을 떠난 그는 친구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보통의 우리들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듯 했다.

“편안하게 개인적인 얘기(마음)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그것이 친구이든 일 때문에 만난 사람이건 간에 좋은 인간관계를 계속해서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늙어서 혼자 지내게 되면 너무 쓸쓸하잖아요.(웃음)”

무려 바둑 아마6단이라는 그의 좌우명은 ‘근시유기종(近始惟其終)’이라고 한다. 바둑용어로 “시작할 때는 무릇 그 끝을 생각한다”는 뜻.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행동을 취하기 전에 그 행동이 미치는 파장까지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겐 작은 일이 될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에겐 가장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오는 10월 美 캘리포니아로 국비연수, 새로운 도전



그는 오는 10월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로 2년간 국비연수를 떠나는 것. 그는 이번 연수에 가족과 함께 동행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연수기간 동안 ‘BT 산업 전략’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이번 연수를 재충전과 선진국의 새로운 전략을 배우는 계기로 삼고 싶습니다. 그리고 20년 동안 약국을 경영하면서 제대로 한번 쉬지도 못한 아내에게는 20년만의 휴가가 될 수 있겠죠.(웃음)”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담당(책임)하는 영역이 큰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꿈을 펼치기 좋은 곳이죠. 경제적인 부분과 일이 많다는 제한적 요소가 있긴 하지만 길게 보면 의미있는 자리가 공무원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능력있고 좋은 친구(후배)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유 사무관의 직업, (약무)공무원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말이다. 또 그가 앞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할 예비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유무영 사무관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