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는 어떤 2위들이 있을까?

2위社-유한, 제네릭-종근당, 발기약-시알리스등

2005-06-27     의약뉴스
1위가 갈채를 받을 수 있는 건 2위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2위는 주목을 덜 받기 마련. 특히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때마다 나타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는 오직 1위만이 최고라는 생각이 특히 강한 편이다.

몇 년 전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때아닌 2위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

당시 교보생명과 비슷한 규모에서 경쟁을 벌이던 대한생명이 ‘2등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실제로도 업계 2위에 등극하는 성과를 거둔 것. 매출규모면에서 한참 앞서 있던 삼성생명을 목표로 하기보다 ‘확실한 2위’를 선택한 것이 주효한 셈이다.

대한생명과 당시 2위를 다투던 교보생명은 대한생명의 공격적 마케팅에 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으면서 근소한 차이나마 2위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다.

거의 모든 업체들의 목표는 당연히 1위다. 또 제품도 1위 제품만을 강조한다. 솔직히 내부적으론 2위를 목표로 하더라도 좀 더 시장의 주목을 받기 위해 1위라는 간판을 내세우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2위라는 자리도 결코 등한시할 만한 위치는 아니다. 옛날 조선시대 왕의 다음인 영의정을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라 해 칭송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제약업계에는 어떤 ‘2위’들이 있을까?

우선 제약업계 1위 동아제약에 이은 매출규모 2위 제약사는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3천404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동아제약은 5천412억원.

하지만 유한양행은 앞서 있는 동아제약보다는 뒤쫓아 오는 경쟁자들을 조심해야 할 판이다. 최근 무서운 기세로 업계 3위까지 오른 한미약품(3천170억원)과 지난해 녹십자PBM과의 합병으로 통합매출 3천122억원을 기록한 녹십자, 중외제약(3천31억원) 등이 턱밑에서 추격전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올해 매출목표도 한미약품 3천800억원, 녹십자 3천600억원, 중외제약 3천400억원 등으로 3천860억원의 유한양행과는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과는 불과 60억원 정도의 박빙의 승부가 예상돼 올 연말까지 치열한 순위다툼이 펼쳐질 전망이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한미약품 등의 최근 기세를 경계하면서도 아직까지는 2위 수성을 자신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분기에도 824억원의 매출로 805억원을 기록한 한미약품을 19억원 가량 앞섰다.

한미약품이 독주하다시피 하고 있는 개량신약(제네릭) 부문의 2위 제약사는 종근당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개량신약시장에서 한미약품의 기세가 워낙 거세 2위 종근당은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

그러나 종근당은 종합연구소 내에 신약연구소와 제제(개량신약)연구소를 따로 설치할 만큼 신약개발 만큼이나 개량신약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종근당의 대표적인 개량신약으로는 고혈압치료제 애니디핀과 고지혈증치료제 심바로드 등이 있다.

최근 치열한 매출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2위는 한국릴리의 시알리스다. 물론(?) 발기부전치료제의 원조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국화이자의 비아그라가 시장 선두.

하지만 시알리스는 내년 하반기 1위 등극을 공공연하게 목표로 제시하며 1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동아제약 자이데나(성분명 유데나필)의 오는 8월 출시라는 변수에 대해서도 대외적으로는 1위 등극의 호재라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한국릴리는 최근 급변하고 있는 시장상황에 대비해 현재 시장 판도를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의 2강구도로 몰아가며 3위 레비트라 떨어뜨리기(?)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점유율은 비아그라 57.6%, 시알리스 36.7%, 레비트라 10.7% 순이다. 올해 전체 시장규모는 1천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비타민영양제 시장의 2위 제품은 유한양행의 삐콤씨다. 삐콤씨는 지난 63년 나란히 출시된 시장 1위 일동제약 아로나민과 40년째 라이벌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시장양상은 삐콤씨가 아로나민을 맹추격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삐콤씨의 매출액은 209억원으로 292억원을 기록한 아로나민과는 불과 83억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90년대 중반 150억원 안팎으로 벌어졌던 매출규모와 비교하면 삐콤씨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셈.

올해 삐콤씨는 250억원의 매출을 기록, 아로나민(320억원)과의 격차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광동제약 비타500이 주도하고 있는 비타민혼합음료 시장에서는 동화약품의 비타1000이 나름대로 시장성을 확보하며 고군분투하고 있고, 한국화이자의 노바스크가 독주하던 고혈압치료제 시장에서는 한미약품의 개량신약 아모디핀의 선전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