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옥봉 신기술평가팀 차장
2005-06-26 의약뉴스
과거 의료보험통합반의 업무를 지원하기도 했고, 복지부의 참여복지홍보사업단 창단 멤버이기도 하다. 지금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에서 ‘중대사안’(?)을 놓고 심평원과 의료계 등의 가교역을 하고 있다.
“신의료기술평가제도 도입, 일종의 혁명”
김 차장은 신의료기술평가제도를 일종의 “혁명”이라고 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은 물론 의료계, 정부도 마찬가지다. 국민 건강을 위해 의료기술이 확산되기 바로 전 단계에서 반드시 안전성과 유효성 등이 검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신의료기술의 도입으로 의료비 상승은 물론 자칫 국민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에서 지난 2003년 7월 출범한 것이 신기술평가개발단이다.
개발단은 그간 ‘간암에 실시하는 고주파 열치료(RFA)'에 관해 국내 첫 의료기술을 시범평가한 바 있으며, 올해에도 ‘중압효소 연쇄반응을 이용한 특정유전자 재배열검사’와 IMS(근육내 자극치료)에 대한 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심평원 만큼 전문적인 조직은 없다. 특히 신의료기술을 평가할 수 있는 역량은 심평원 밖에 없다. 최근 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되는 등 제도 도입이 탄력을 받고 있다.”
김 차장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배어났다. 지난겨울, 이 제도가 혹여 이익단체의 힘에 밀려 좌초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노심초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제도 도입이 어느정도 가시화됐다고 그는 말했다.
의료기술평가위 설립근거…의료법 개정안 발의
김 차장이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는 의료기술평가를 위한 설립을 주요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보건복지위)이 대표발의하고, 국회의원 40명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에는 의료기술 발전을 위해 의료기술을 평가해야 하고, 이를 위한 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칭)의 설립근거가 포함돼 있다. 또 사무국이 설치돼 실무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위원회를 뒷받침하게 된다.
물론 신의료기술에 대해 평가를 거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과 1천만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어, 실효성까지 기대할 수 있다.
김 차장은 “이제 남은 문제는 하루속히 법안이 통과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의료계와의 충분한 의견조율도 거친 만큼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복지부도 제도 도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의료기술평가에 겨우 1억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했으나, 내년에는 3억원의 예산을 편성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의료기술 평가, 객관성·공정성 확보 문제없어”
심평원은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첫 의료기술평가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의료계 일각에서는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심평원은 평가과정에서 의료계의 의견을 반영했고, 비교적 개관적이라는 평가를 얻어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평가작업이나 향후에 진행될 평가 역시 훨씬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김 차장은 말했다.
“체계적 문헌고찰 방식 등 평가방법론에서 의료계가 신뢰하지 못할 결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의사결정 과정에서 기존의 시범평가처럼 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다. 최종 결정만 평가위에서 내리게 된다.”
“제도 골격 갖춰지면 새집으로 오고 싶어”
김 차장이 복지부로 파견된 것은 지난 2월. 그간 파견 생활에 이골이 날 법도 하지만, 그는 그래도 집이 좋다고 했다. 최근 심평원이 서초동 신사옥으로 이전한 뒤로는 더욱 그렇다.
파견지에서 업무를 철두철미하게 수행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인간관계를 잘 맺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내 얼굴이 투박하긴 하지만, 그래도 파견지에선 심평원의 이미지인 셈이다.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심평원이 통째로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다. 파견직원에겐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는 의료기술평가제도에 대한 시스템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심평원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실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실력이 바닥날 수도 있고, 후배들에게 존경받기도 어렵다고 했다.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즐겁다. 궁극적으로 이 제도의 도입은 나와 이웃, 국민 전체를 위한 일이다. 마침표도 깨끗하게 찍고 싶다. 그런 뒤에는 집으로 돌아와 본 업무에 충실할 작정이다.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서.”
의약뉴스 홍대업 기자(hongup7@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