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한지붕 두가족’ 눈길

사안따라 “헤쳐 모여”…시너지 효과 극대화

2005-06-20     의약뉴스

제약사들의 인수·합병(M&A)이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제약사들의 ‘한지붕 두가족’ 짝짓기 방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실제 한 회사이면서도 각각의 법인체로 존속하면서 사안에 따라 영업, 연구개발 등을 공동으로 실시하는 등 협력사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식을 말한다. 이들은 또 이를 통해 향후 합병 등에 대비하는 한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나가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지붕 두가족’ 짝짓기를 시행 중인 제약사는 CJ제약사업본부와 한일약품을 비롯해 한독약품-사노피·아벤티스, 녹십자-경남제약, SK케미컬생명과학부문-동신제약, 한국화이자-파마시아코리아 등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러한 경영방식은 제약사간 M&A시 중복되는 품목에 대해 서로간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다 합병 및 피합병 기업의 주력제품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앞으로도 M&A시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또한 이들 다른 기업간의 문화, 조직 등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한 각 직원들의 반발과 충격도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한식구가 된 CJ와 한일약품은 최근 CJ LION에서 판매하던 발모제 ‘직공모발력’의 공동판매에 나서는 등 합병 이후 처음으로 대외적인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이는 “부도, 화의업체라는 대외의 부정적 인식 제고”라는 한일약품측의 설명처럼, 한일약품의 대외적인 이미지 개선은 물론 CJ와 한식구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앞서 CJ제약사업본부와 한일약품은 이미 연구개발(R&D) 부분에서 신약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파트너십을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한독약품과 사노피·아벤티스는 최근 조직통합을 완료하는 한편 지난달 전 임직원이 참여한 출범식을 통해 대외적으로 공고한 협력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새식구가 된 사노피신데라보가 지난 4월 역삼동 한독약품 건물로 이전을 마무리하는 등 ‘한지붕 두가족’으로 새롭게 출발한 상태다.

앞으로 이들 두 회사는 통합조직 운영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통해 한국 최고의 제약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책임을 다한다는 공동의 목표 실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녹십자PBM과의 합병 등으로 업계 2위 그룹에 가세한 녹십자는 경남제약과 지난 2003년 한식구가 됐다.

하지만 녹십자는 경남제약과의 합병보다는 두 회사 존속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이는 경남제약의 주력제품인 ‘레모나’, ‘비타민씨’, ‘PM’ 등 일반의약품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조치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녹십자는 이와 함께 지난 3월 서승삼 부사장을 경남제약 신임 사장에 임명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시스템 접목도 시도하고 있다.

SK케미칼생명과학부문과 동신제약도 대표적 ‘한지붕 두가족’ 그룹 가운데 하나다. SK생명과학부문과 동신제약은 특히 연구개발 부분에서 서로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4월 SK케미칼에 합병된 SK생명과학부문이 연간 15%대 이상의 매출액 대비 R&D 규모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반면 동신제약은 연간 매출 1천억원 이상 제약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1.02%)을 기록하고 있는 것.

또 신승권 SK케미칼 생명과학부문 총괄대표이사를 지난 3월 동신제약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하고 있다. 이는 업체 상호간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

이밖에도 한국화이자제약과 파마시아코리아도 지난 2003년 상반기 화이자와 파마시아 본사의 합병에 따라 ‘한지붕 두가족’이 된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화이자와 파마시아측은 국내 영업부분을 병행해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