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수가, 병원 배만 불린다”

서울대 김진현 교수..."인력배치기준 강화해야"

2017-06-21     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산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업무에 투입되는 간호사의 과도한 업무량과 높은 업무강도라는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수가 인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력배치기준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21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주최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실태조사를 통한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보건의료노조 윤은정 정책국장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2017년 5월 10일부터 6월 10일까지 30일간 전국 공공병원 17개소, 민간병원 23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의 간호사 대 환자의 비율은 1:6이 11개소로 가장 많았으며 1:5, 1:7, 1:8이 각각 1개소였다.

종합병원의 경우는 간호사대 환자비율이 1:10(표준형)이 14개소로 가장 많았고, 1:8로 상향한 병원은 3개소, 1:12로 하향해 운영하는 곳은 4개소였다. 병원은 재활병동이 간호사대 환자의 비율이 1:14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며, 일반병동의 경우는 1:12가 2개소 등이었다.

이날 발제에 나선 서울대 간호대학 김진현 교수는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간호사 1인이 담당하는 환자수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1:1.5~1.7, 종합병원은 1:2.6~3.8이 적정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실태조사 대상이 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 간호사들은 과도하게 많은 환자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및 보조인력에 대한 업무량과 노동강도의 만족도 실태조사 결과, 상급종합병원 근무자의 경우 25.8%, 종합병원은 16.4%, 병원은 11.6%가 ‘만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족’ 이라고 답한 비율은 상급종합의 경우 24.7%로 나타나 ‘만족한다’는 비율보다 낮았지만, 종합병원(38.8%)과 병원(38.5%)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았다.    

▲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김진현 교수.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 김진현 교수는 현행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수가가 기존입원료의 187~299% 수준(7만 7891원~15만 5380원)으로, 손익분기점 분석 결과 간호사 인건비의 130%에 달해 ‘높게’ 설정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의료기관이 간호사 인력시장에서 수요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높은 수가가 간호사 고용확대나 근무여건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가 인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간호간병 적정인력배치모형 개발 △인력배치기준 강화 및 준수 △간호간병수가와 간호인력 고용확대의 연계구조 마련 △간호서비스의 질향상이 가능한 수가체계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논의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정경실 보험정책과장은 “간호간병서비스 수가는 높게 설정돼 있지만 간호사의 처우개선과 연결되지 않아 개선책을 고민 중”이라고 밝히는 한편 “인력배치모형을 다변화하는 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행 3년차에 접어든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의료기관은 2017년 4월 기준 329개소로, 전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10% 수준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관련해서는 간호인력의 높은 이직률과 인력수급의 어려움으로 운영 중인 병동을 일부 축소하거나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