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한일藥 공동판매=합병수순(?)

부정적 이미지, 불식조치…궁극적으론 ‘합병可’

2005-06-07     의약뉴스

최근 신약개발과 관련 제약사들의 ‘규모의 경제’가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CJ제약사업본부와 한일약품이 제품 공동 판매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이들 양사가 공동 판매하는 발모제 ‘직공모발력’은 CJ제약사업본부가 일본의 LION사로부터 직수입해 판매하던 제품으로 이달 초부터 한일약품도 이에 가세한 것.

이와 관련해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CJ제약사업본부와 한일약품이 조직통합 또는 합병을 위한 수순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상태다.

한일약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공동판매는 부도, 화의업체라는 안좋은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로 이를 합병과 연관짓는 것은 너무 확대해석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CJ제약사업본부와 한일약품은 현재 일부 조직의 경우 정보공유와 일원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약개발과 관련된 연구소 부문은 벌써부터 조직통합을 위한 정보공유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한일약품 연구소는 현재 소속 연구인력이 단 2명에 불과하고 최근 몇 년 사이 연구실적도 거의 전무한 상태다. 또한 한일약품의 연구개발비(R&D) 지출 규모는 지난 2003년회기 3천826만원으로 매출대비 0.07%에 불과한데다 이 마저도 인건비가 2천916만원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회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R&D 지출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일약품 관계자는 “현재 수원공장에 있는 연구소의 경우 최근 연구개발 실적이 거의 없는 등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현재 본사 개발실을 통해 CJ제약사업본부(연구소, 개발실)와 신약개발과 관련된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J제약사업본부 관계자도 “향후 두 회사의 입장에 따라 궁극적으로는 합병을 갈 수도 있겠지만 향후 1~2년 내에는 이러한 논의가 시기상조”라면서 “현재 두 회사의 통합매출 규모로는 합병의 의미가 없는 만큼 서로 좀 더 규모를 키운 이후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각 회사별로 매출 규모를 좀 더 늘린 이후 분사와 합병이 논의될 수 있다는 것.

현재 CJ제약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2천5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한일약품은 지난 회기 50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 제약업계의 ‘규모의 경제’ 추구는 신약개발 등과 연계돼 업계의 생존 전략으로까지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독약품이 사노피아벤티스와의 조직통합을 공식 선언하고 실질적인 통합 수순에 들어간 상태고 녹십자는 지난해 9월 녹십자PBM과의 합병을 통해 제약업계 새로운 강자로 부상 중이다.

특히 한독약품-사노피아벤티스의 경우 지난해 통합매출 규모가 4천917억원으로 업계 1위인 동아제약(5천412억원)을 위협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태다.

또 지난 4월 SK케미칼에 통합된 SK제약(현 생명과학부문)도 현재 연구개발 부분에서 합병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CJ와 한일약품의 이번 공동 판매는 영업조직의 효율적 관리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현재 양사의 규모를 고려할 때 서로에게 득이 없는 만큼 아직 통합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어 “좀 더 큰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익성보다는 매출규모를 더욱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며 “회사의 향후 발전과 직결된 신약개발의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제약사들의 몸집불리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