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신경모세포종 치료제 유럽 승인

유럽 내 유일한 면역치료제...생존율 개선

2017-05-11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유럽의 규제당국이 소아에서 발생하는 희귀한 악성종양인 고위험 신경모세포종에 대한 면역치료제를 승인했다.

영국 기반의 제약회사인 EUSA 파마는 유럽 집행위원회가 디누툭시맙 베타(dinutuximab beta)를 생후 12개월 이상의 고위험 신경모세포종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디누툭시맙 베타는 GD2라는 특정 항원을 표적으로 삼는 단클론 키메릭 항체다. 앞서 2015년에 이와 매우 유사한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의 제품 유니툭신(Unituxin, 디누툭시맙)이 승인됐었지만 제조 역량상의 이유로 미국에서만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디누툭시맙 베타는 사실상 유럽에서 고위험 신경모세포종에 대한 유일한 면역치료제다.

디누툭시맙 베타와 유니툭신은 같은 항-GD2 항체이지만 제조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다. 디누툭시맙 베타 제조사 측의 설명에 의하면 자사 제품의 안전성 프로파일이 더 긍정적이라고 한다.

신경모세포종은 소아에서 발생하는 고형종양 중에 뇌종양 이후 두 번째로 흔한 암이며 대개 5세 미만의 소아에게서 발병한다. 유럽에서는 매년 약 1200명이 신경모세포종을 진단받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신경모세포종은 매우 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환자 중 절반 정도는 처음 진단을 받을 때 이미 예후가 나쁜 고위험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노툭시맙 베타는 이전에 골수억제성 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았으며 유도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이후 부분 반응을 보인 환자와 잔존질환 여부에 관계없이 재발성 또는 불응성 신경모세포종 병력이 있는 환자를 위한 치료제다.

영국 사우스햄튼대학교 소아종양학 줄리엣 그레이 부교수는 “치료대안이 제한적인 특수한 질환 분야의 임상의로서 고위험 신경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 또는 병용 투여했을 때 개선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표적화된 면역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유럽 내 신경모세포종 환자 자선단체 Solving Kids’ Cancer Europe의 스티브 리처즈 CEO는 “이번 승인을 통해 유럽 내 병원에서 이 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생존율 개선효과가 입증된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환자들과 환자 가족들의 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EUSA 파마의 리 몰리 CEO는 “이 쇠약성 질환에 효과적인 표적화된 치료제를 제공하기 위해 디누툭시맙 베타의 신속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유럽 집행위원회가 인정해 기쁘다”고 전했다. 또 “EUSA 파마와 파트너사인 아페이론(Apeiron)은 이 치료제의 잠재성에 대해 확신하고 있고 이번 발표는 중증 미충족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 가치의 최종적인 확인”이라고 강조했다.

EUSA 파마는 작년 10월에 오스트리아의 항암 면역치료제 전문기업 아페이론 바이오로직스로부터 이 약물에 대한 독점적인 판권을 획득했으며 올해 안에 미국과 일본에서도 제품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