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바 ‘라퀴니모드’ 다발성경화증 임상 실패

재발완화형 MS 연구 포기...다른 임상시험 진행

2017-05-10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이스라엘 기반의 제약사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즈(Teva Pharmaceutical Industries)와 스웨덴 생명공학기업 액티브바이오텍(Active Biotech)이 라퀴니모드(laquinimod)를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개발하는데 있어 또 다른 실패를 경험했다.

테바와 액티브바이오텍은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CONCERTO 임상시험에서 일차 평가변수가 충족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CONCERTO의 일차 평가변수는 치료 3개월 이후 장애 진행이 확인될 때까지 걸린 기간이었지만 라퀴니모드 0.6mg과 위약을 비교한 결과 유의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장애 진행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뇌 용적 변화에 관한 이차 평가변수 측면에서는 치료 15개월째 라퀴니모드 치료군이 위약군에 비해 약 40%가량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초 재발 시기, 연간 재발률에 대한 탐색적 평가변수 면에서도 유망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라퀴니모드는 15개월째 위약에 비해 가돌리늄 조영증강 T1 병변의 숫자를 30%가량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테바의 최고연구책임자인 마이클 헤이든 박사는 “일차 평가변수가 충족되지 않아 실망스럽지만 다른 다수의 이차 및 탐색적 평가변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신경퇴행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로서 라퀴니모드의 잠재성에 대한 확신을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라퀴니모드의 개발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다른 연구들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퀴니모드 0.6mg과 관련된 이상반응으로는 두통, 비인두염, 요통, 관절통 등이 보고됐다.

테바는 라퀴니모드를 일차진행형 다발성경화증과 헌팅턴병에 대한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테바는 이와 관련된 임상시험 2건이 CONCERTO 연구 결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CONCERTO 연구의 추가적인 분석 자료는 향후 관련 학회 회의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 이후 두 회사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테바의 주가가 소폭 하락한 가운데 액티브바이오텍의 주가는 3분의 1로 토막이 났다. 일차진행형 다발성경화증은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보다 더 치료하기 어렵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테바는 2014년에 라퀴니모드를 유럽에서 재발완화형 다발성경화증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받으려고 했지만 유럽 약물사용자문위원회는 임상적 유익성을 나타내는 자료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한 바 있다.

이후 2016년 1월에는 일부 환자들에서 관찰된 심혈관 부작용 때문에 라퀴니모드 임상시험에서 고용량 제제의 투여가 중단됐다.

라퀴니모드는 하루 1회 경구 복용하는 선택적 AhR(Aryl hydrocarbon receptor) 활성제 계열이며 신경퇴행, 염증을 표적으로 하는 작용기전을 가진 약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