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FDA, 루게릭병 신약 ‘라디카바’ 승인

2017-05-07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이 루게릭병이라고 불리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에 대한 신약을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승인했다.

미 FDA는 미쓰비시다나베파마의 라디카바(Radicava, edaravone)를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ALS에 승인된 의약품은 일부 환자들의 질병 진행을 다소 지연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릴루졸(riluzole)뿐이었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 신경과제품부문 부책임자인 에릭 베이스팅스는 “일본에서 ALS 치료를 위해 에다라본을 사용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 신속하게 제조사와 협력해 미국에서 승인신청이 이뤄지게 했다”고 밝혔다. 또 “이 제품은 ALS에 대해 몇 년 만에 처음 승인된 치료제이며 이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추가적인 대안을 갖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라디카바는 의료전문의에 의해 점적 정맥 주입되는 약물로 최초 1주기에는 14일간 매일 연속 투여 후 14일간 휴약하며 2주기부터는 14일 중 10일간 투여하고 14일간 휴약한다.

에다라본의 효능은 일본에서 6개월 동안 실시된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137명의 환자들은 에다라본이나 위약을 투여 받았다. 시험 결과 24주째에 에다라본 투여군은 위약군에 비해 일상기능에 관한 임상적 평가척도 점수가 더 적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쓰비시다나베파마 아메리카의 발표에 의하면 에다라본 투여군은 6개월째 위약군에 비해 신체기능 저하율이 33%가량 줄어든 것으로 관찰됐다.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타박상과 보행장애 등이 보고됐다. 또한 라디카바는 두드러기, 종창, 호흡곤란, 약물에 포함된 아황산수소나트륨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 등 즉각적인 치료를 요구하는 중증 위험과 연관이 있다.

FDA는 라디카바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희귀의약품은 희귀질환에 대한 의약품 개발을 돕고 장려하기 위해 유인책을 제공하는 제도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또 다른 ALS에 대한 약물로는 프랑스 제약사 AB 사이언스(AB Science SA)가 개발 중인 마시티닙(masitinib)이 있다. 마시티닙은 지난 3월에 후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유럽에서 승인 검토 단계에 있다. 에다라본은 일본과 한국에서 라디컷(Radicut)이라는 제품명으로 승인됐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은 수의근을 통제하는 신경세포가 공격, 파괴되는 희귀질환이다. 수의근은 저작, 보행, 호흡, 말하기 등 많은 동작들을 가능하게 한다. ALS 환자들은 특정 근육을 활성화시키는 신경의 능력이 상실돼 근육 쇠약이 발생하며 마비로 이어지게 된다.

이 질환은 점진적으로 진행돼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며 대부분의 환자들은 증상 발생 후 3~5년 내에 호흡부전으로 사망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5000~6000명이 ALS를 진단받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14년에는 ALS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캠페인인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