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로트로프 알츠하이머 치료제 연구 '실망'

연구 주목표 달성 못해...유의성 미확보

2017-05-02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 중 하나인 미국의 뉴로트로프(Neurotrope)는 소규모의 중간단계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요 외신들의 보도에 의하면 임상시험의 내용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발표 후 회사의 주가는 50% 이상 급락했다.

이 임상시험에는 중등도 및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 147명이 등록됐으며 브리오스타틴(Bryostatin)-1 용량 2가지와 표준 치료를 받은 환자그룹과 위약과 표준 치료를 받은 그룹이 비교됐다.

뉴로트로프는 총 113명의 환자들이 12주 동안의 치료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치료를 완료한 환자들 중 높은 용량인 40μg(마이크로그램)을 투여 받은 그룹에서 나타난 치료효과는 매우 미미했지만 20μg을 투여 받은 그룹에서는 인지수준을 측정할 때 사용되는 척도인 SIB(Severe Impairment Battery) 측면에서 개선효과가 나타나 일차 평가변수가 충족된 것으로 분석됐다.

브리오스타틴-1 20μg을 투여 받은 환자들의 SIB는 평균 1.5점 증가했으며 위약군은 1.1점 감소했는데 p값은 0.07보다 작았다. p값은 가설연구를 실시할 때 결과의 유의성을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최고과학책임자인 다니엘 알콘은 애널리스트들에게 후기 임상시험의 통계적 유의성은 보통 P값이 0.05 이하일 경우로 정의되는데 이 연구는 좀 더 예비적인 중간단계의 연구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치료를 완료한 환자뿐만 아니라 치료를 완료하지 않은 환자들도 포함시킨 수정된 치료의도집단(modified intent-to-treat, mITT) 분석에 따르면 20μg 치료군에서도 일차 평가변수가 충족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뉴로트로프는 40μg 치료군의 평가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그나마 좋은 결과를 뽑아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투자은행 이지스캐피털의 로버트 리보이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결과가 아닐 수 있으며 일부는 이러한 P값을 실패한 것을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장기적인 연구에서 위약군 환자들의 기능 감퇴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경우 통계적인 유의성이 입증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해양생물에서 유래된 브리오스타틴-1은 뇌 내 시냅스 성장을 유도하고 세포사멸을 막아 병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응하도록 만들어졌다.

뉴로트로프는 본래 이 화합물을 암 치료제로 평가했지만 연구 실패 이후 미국암연구소와 계약을 체결해 이 화합물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뉴로트로프는 차후 개발 및 승인 경로에 대해 미국 FDA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승인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약물은 증상을 줄이거나 질병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만 있기 때문에 많은 제약사들이 인지저하를 되돌릴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실망스러운 소식만 전해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