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L 재발 환자, 임브루비카 절실 하지만

기존 치료제 반복투여론 한계...급여 목소리 커져

2017-04-24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한국얀센(대표 김옥연)의 BTK억제제 임브루비카가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에게 적응증을 획득한 이후 급여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의 혜택을 받으며 사용할 수 있는 플루다라빈+리툭시맙+싸이클로포스파마이드 3제 병합요법(FCR요법)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FCR요법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현재로서는 유일한 희망이 임브루비카라는 것.

의약뉴스는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신호진 교수(사진)로부터 임브루비카의 만성림프루성백혈병 적응증 확대에 근간이 된 RESONATE 임상의 의미와 급여적용의 필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임브루비카, 효과는 우수하고 부작용은 적은 우수한 치료제
임브루비카는 이전 치료에 재발하거나 불응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또는 소세포성림프종 환자 39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RESONATE(PCYC-1112-CA) 임상연구를 통해 오파투무맙 대비 생존기간 개선효과를 입증했다.

이 연구에서, 임브루비카는 오파투무맙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78%, 사망위험은 57%를 줄였다.

특히 임브루비카는 항암치료제임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면역기능을 악화시키지 않고, 4년 이상장기 생존의 가능성을 제시해줬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1, 2년 이상 관찰한 결과, 임브루비카 투여군은 폐렴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조금씩 감소했다”면서 “호중구감소증 역시 줄어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면역능력을 평가하는 IgA는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증가했는데, 약을 계속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면역능력이 좋아진 것”이라며 “그래서 폐렴과 같은 2차 감염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시간이 갈수록 완전 관해될 확률도 조금씩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는데, 부분반응률이처음에는 21%에서 시작해 40개월 즈음에는 77%수준까지 올라섰고, 전체반응률도 85%까지 상승했다”며 “4년째까지는 임브루비카만 계속 복용해도 큰 문제없이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임브루비카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염색체 17p 결손이나 11p 결손 환자에서도 60~80%의 환자는 장기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IGHV 돌연변이가 없어도 무진행생존기간에 차이가 없었는데, 그만큼 불량한 예후를 극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러한 데이터들을 볼 때 임브루비카는 효과는 우수하고 부작용은 적은 우수한 치료제라는 것이 신 교수의 평가다.

특히 그는 “임브루비카는 병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계속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쓰다보면 부작용도 적어지고, 고혈압환자들이 혈압약을 먹으며 살아가듯이 그렇게 갈 수도 있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어 “재발 및 불응성 만성림프구성백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새로운 옵션으로, 임브루비카가 국내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령 또는 재발 환자에는 ‘임브루비카’ 필요
무엇보다 신 교수는 임브루비카가 허가 대상인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재발 환자와 고령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약제라고 강조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플루다라빈 병합요법의 경우 굉장히 부작용이 강해 고령이거나 쇠약한 환자의 경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NCCN 가이드라인에서 재발한 만성림프구성백혈병환자에게 권고하는 약제 중 국내에서 보험의 혜택을 받아 접근할 수 있는 치료제는 FCR요법이 유일한데, NCCN 가이드라인상에서는 권고등급이 상당히 낮다는 것

신 교수는 “플루다라빈 병합요법은 3도 이상의 이상반응 발현율이 80%로 대부분에서 심한 부작용이 나타난다”면서 “그러다보니 고령의 환자나 전신활성도가 떨어진 환자, 장기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는 쓸만한 치료제가 없다”고 토로했다.

나아가 “FCR 요법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허약한 환자나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 용량을 줄여야 하는데, 이것은 다른 약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쓴다면 줄여서 쓰라는 뜻”이라며 “뿐만 아니라 기존의 약제들은 17p결손이 있는 경우 좋지 않은 예후를 극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재발 환자의 경우 FCR요법으로 치료 중 재발한 환자들마저 또 다시 FCR요법을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임상현장에서 자비로 임브루비카를 사용하던 중 비용부담으로 동종이식을 고민하게 된 환자의 실례를 들며 “만약 (급여가 적용돼) 이 약을 계속 쓸수 있다면, 동종이식의 위험을 떠안을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