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베이사글라로 인슐린 풀라인업 확보
란투스 시밀러...베링거와 파트너십 시즌3 돌입
한국릴리(대표 폴 헨리 휴버스)와 한국베링거인겔하임(대표 박기환)이 당뇨병치료제 분야에서 또 하나의 성공사례에 도전한다.
앞서 DPP-4억제제 트라젠타 및 트라젠타듀오를 1000억대 품목으로 육성한 데 이어 SGLT-2억제제 자디앙 및 자디앙듀오까지 당뇨병치료제 분야에서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온 양사가 란투스(성분명 인슐린글라진 U100) 바이오시밀러 베이사글라로 성공신화를 이어간다는 포부다.
베이사글라는 국내 최초이자 현재로서는 미FDA와 유럽EMA의 허가를 모두 획득한, 유일한 인슐린글라진 바이오시밀러다.
베이사글라의 출시에 맞춰 13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양사는 베이사글라가 당뇨병 환자들에게 기저인슐린 시장 최대 품목인 란투스의 임상적 혜택을 보다 합리적인 약가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사측에 따르면, 베이사글라는 엄격한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조건에 따라 품질, 비임상(전임상), 1상 연구 및 3상 연구를 통해 란투스와의 효과 및 안전성, 면역원성(Immunogenicity), 약동학적 특성(PK), 약력학적 특성(PD) 등에 대한 동등성을 확인했다.
전임상 단계인 생체 내/외 약력학 및 독성 시험에서 대조약인 란투스와의 유사성을 확인했으며,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1상 임상 연구에서 약동학적 및 약력학적 평가변수가 란투스와 동등함을 입증했다.
또한, ELEMENT 1 (제 1형 당뇨병 환자 535명 대상)과 ELEMENT 2 (제 2형 당뇨병 환자 756명 대상) 두 건의 3상 임상에서, 베이사글라는 란투스 대비 유사한 당화혈색소(HbA1c) 감소 효과를 보여주었고 목표 당화혈색소(HbA1c≤7%)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도 동등했다.
나아가 면역원성(immunogenicity)과 안전성 측면에 있어서도 베이사글라와 란투스는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베이사글라는 특히 릴리에게 있어 상당한 의미가 있는 품목이다. 100년에 가까운 인슐린의 역사를 시작하고 이끌어왔던 인슐린 분야 리딩 기업임에도 기저인슐린의 공백에 목말라 하던 차에 베이사글라로 그 한을 풀어낸 것.
앞서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협업을 통해 경구제의 부재를 해결한 데 이어 베이사글라 출시로 인슐린 분야 풀라인업을 확보하며 파트너십도 더욱 공공히 하게 됐다.
비록 기저인슐린시장이 저혈당의 위험을 보다 줄이고 투약시간에 유연성을 더한 차세대 제품들로 중심이 이동하는 추세이지만, 오랜기간 기저인슐린 시장에서 골든스탠다드로 자리잡아 온 란투스의 명성이 여전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약가까지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자신감이다.
뿐만 아니라 릴리가 자랑하는 퀵펜을 베이사글라에도 적용, 여러 가지 인슐린제제를 사용하는 환자들도 동일한 펜으로 투약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한 발 앞서 베이사글라가 출시된 일본에서는 빠르게 란투스의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다만, 베이사글라의 약가는 상한금액을 기준으로 란투스의 87.5%, 카트리지당 실제 상한금액 차이는 1531원에 그치고 있고, 보험혜택을 감안하면 실제 환자들이 체감할 정도의 차이인가에는 의문도 있다.
실제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김신곤 교수는 “약가의 차이가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슐린 치료의 장벽 중 하나가 비용이 될 수 있다”면서 “(환자들에게는) 큰 차이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들의 경제적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한국릴리 당뇨사업부 조재용 이사는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슐린은 평생 투약해야하는 약인 만큼 작은 차이가 아니다”라며 “베이사글라 출시가 당뇨병치료에 대한 부담으로 고통받는 환자분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실제로 70kg 성인을 기준으로 1년 투약비용을 환산하면 란투스와 베이사글라의 차이는 약 6만 5000원으로 이를 다시 베이사글라의 투약기간으로 환산하면 한 달 반에서 두 달에 가까이를 더 투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기저인슐린의 경우와 비교하면 크게는 1년 투약비용으로 2년을 투약할 수 있어 약가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
한편, 베이사글라 출시와 관련 한국릴리의 폴 헨리 휴버스 대표는 “한국릴리는 당뇨병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서, 베이사글라 출시를 통해 인슐린 치료의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폭넓은 제품들을 갖추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의료 현장에서 당뇨병 환자들의 특성과 경제적 상황 등을 고려한 다각적인 접근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베이사글라는 기존 인슐린 글라진과 동등한 효과 및 안전성과 더불어 편리한 디바이스, 합리적인 가격을 통해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또한,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박기환 대표는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는 지난 2011년 당뇨병 분야의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래, DPP-4 억제제 트라젠타와 지난해 출시한 SGLT-2 억제제 자디앙을 성공적으로 판매·공급하면서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의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내세웠다.
이어 “베이사글라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한국릴리가 함께 출시하는 세번째 당뇨병 치료제로 양사의 기술력을 집약시켜 국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된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