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연조직육종에 ‘병용치료’ 의미 부여
표적치료제 라트루보 국내 허가...생존기간 1년 연장
“라트루보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약제다.”
한국릴리(대표 폴 헨리 휴버스)가 진행성 연조직육종 표적치료제 ‘라트루보(성분명 올라라투맙)’의 국내 허가를 획득해 주목을 받고 있다.
라트루보는 지난 40여년간 독소루비신외에 뚜렷한 치료법이 없던 진행성 연조직육종에서 추가 생존의 기회를 제시한 PDGFR-α(혈소판-유래 성장인자 수용체 알파) 표적치료제로 미국과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달 9일, 국내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이번 허가는 이전에 안트라사이클린계열 약제의 투여 경험이 없는 133명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연조직육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JGDG’ 2상 임상시험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사측에 따르면, JGDG 2상에서 라트루보와 독소루비신 병용요법과 현행 표준요법인 독소루비신 단독요법을 비교한 결과, 라트루보 병용요법의 전체생존기간은 26.5개월로 독소루비신 단독요법보다 11.8개월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무진행생존기간 역시 6.6개월로 나타나 독소루비신 단독투여 시의 4.1개월보다 2.5개월을 연장시켰다.
특히 라트루보 병용요법군은 임상시험 기간 동안 독소루비신 단독요법군 대비 사망 위험과 질병 진행 위험을 각각 54%와 33%로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독소루비신의 누적된 노출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독성을 증가시키지 않았으며,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중단률도 독소루비신 단독요법과 큰 차이가 없었다.
무엇보다 JGDG 임상이 의미가 있는 것은, 연조직육종에서 독소루비신에 더해 생존기간을 연장한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효송 교수는 “연조직육종은 전체 암 발생 건수 가운데 0.4%에 불과한 희귀질환”이라며 “일반인 뿐 아니라 의료진도 잘 모르는 질환이다보니 치료법이 잘 개발되지 않아서 지난 40년간 생존률이 향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독소루비신에 더해 다양한 병용요법들로 생존률을 향상시키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면서 “연조직 육종에서 병용치료는 반응률은 올리지만 반대급부로 부작용이 너무 심각하고 생존률은 개선시키지 못해 독소루비신 단독요법이 표준치료법이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JDGD 임상을 통해 방사선이나 수술을 통해 근치적 치료가 불가능한 성인 연조직 육종환자에서 독소루비신과 라트루보의 병용요법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
특히 김 교수는 JGDG 임상에서 확인된 라트루보의 생존률 개선 그래프에 주목했다. ▲초기부터 생존률 개선 효과가 나타나 ▲8싸이클의 독소루비신 병용기간 이후까지 생존률의 차이가 유지됐으며 ▲약 40%의 환자는 안정적으로 4년째까지 치료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독소루비신 단독요법도 20%의 환자는 치료가 유지됐는데, 라트루보 병용요법을 통해 치료가 유지된 환자가 40%로 상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조직육종은 그간 효과적인 약제가 개발되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와 의사가 모두 힘들었던 질환이었다”면서 “라트루보는 이러한 환자와 의사 모두에 희망을 주는 약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라트루보의 허가소식을 접한 환자들의 문의도 증가하고 있으며, 독소루비신 스케줄을 소화하며 출시 후 추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한편, 라트루보 허가와 관련 한국릴리 폴 헨리 휴버스 대표는 “연조직육종은 아주 희귀한 질환으로, 지난 40여년간 혁신신약이 개발되지 않았다”며 “라트루보를 통해 40년만에 새로운 치료법을 소개하고, 특히 미국과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에 라트루보의 허가를 획득해 한국의 환자들에게 굉장히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