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SVR “100%와 95%는 다르다”
크리스토프 사라진 교수...애브비 3제 요법에 의미 부여
“95%의 완치율이란 5%의 환자에게는 100% 실패했다는 의미다.”
C형 간염치료제 시장이 선명성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에는 애브비(대표 유홍기)가 나섰다.
국내에서는 이미 B형간염 분야에서 라미부딘 내성으로 인해 홍역을 치렀던 터라, 주요 임상에서 유전자형에 따라 100%나 100%에 가까운 SVR 도달률을 달성한 ‘비키라(성분명: 옴비타스비르, 파리타프레비르, 리토나비르)/엑스비라(성분명: 다사부비르)’가 경쟁제품 대비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이다.
비키라/엑스비라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직접 작용제(DAA, Direct Acting Antiviral) 중 NS3, NS5A, NS5B 억제제와 NS3억제제 부스터가 포함된 3제 요법제로, 특히 국내에서 흔한 유전자형 1b형에서는 주요 임상에서 꾸준히 100%의 SVR도달률을 달성한 바 있다.
앞서 애브비는 지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키라/엑스비라에 대한 허가를 획득했으며, 이를 기념해 31일 국내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주요 임상데이터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내한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병원 크리스토프 사라진 교수(사진)는 C형 간염 바이러스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내성의 위험과, 이로 인한 치료 실패의 가능성을 지적하며 비키라/엑스비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사라진 교수는 먼저 “C형 간염 바이러스는 뉴클레오타이드 1000개당 하나 꼴로 변이가 발생하는데, 한 번의 복제 과정에 뉴클레오타이드 9000개가 있으면 잘못된 변이가 9개 나타나는 것”이라며 “그런데 C형 간염 바이러스는 하루에 복제되는 양이 10의 10승에서 13승 정도에 달해, 매일 어마어마한 복제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 C형 간염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라면 NS3나 NS5B 변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NS5A 변이는 바이러스지속반응률(SVR)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전자형 1b형 C형 간염 초치료 환자에게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 검사를 시행한 경우 NS5A의 내성관련 변이가 나타는 비율은 1%를 기준으로 할 때 41%에 달하고,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15%를 기준으로 해도 22%에 달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형 1a형의 경우에도 1% 기준 29%, 15%를 기준으로 하면 14%가 내성 관련 변이가 나타났던 것으로 보고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사라진 교수는 “이미 치료에 실패한 환자는 NS3와 NS5A, NS5B 모두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C형 간염 치료에 있어 내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번 치료에 실패하고 나면, 후속 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처음부터 치료 실패 가능성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C형 간염과 관련된 주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최근 주요 C형 간염 치료제에 대해 치료 전 내성검사를 주문하고 있다는 것.
반면, 비키리/엑스비라는 NS3, NS5A, NS5B 억제제와 부스터까지 포함되어 있어 내성검사 없이도 치료에 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사라진 교수는 “내성검사를 하려면 몇 주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치료 전에 내성검사로 시간을 잃어버린다”면서 “이와는 달리 유전자형 변이 내성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치료법이 3제요법(비키라/엑스비라)으로 이전 치료경험과 무관하게 내성검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임형준 교수는 “현실적으로 내성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치료제를 선택한다는 것은 복잡한 알고리즘”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현재 유전자형 1b형에서 내성이 없으면 다클라타스비르+아수나프레비르를 쓰고, 내성이 있으면 레디파스비르+소포스부비르를 쓰는데 소포스브비르 기반 요법은 고가에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소포스부비르 기반요법에 비해 비키라/엑스비라의 3제요법은 신기능 장애 환자에서도 용량 조절 없이 사용이 가능하며 가격도 저렴해 장점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최근에는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가 급여권 진입을 목전에 두고 1일 1회 1정이라는 복약 편의성을 앞세워 부스터 포함 3제요법제인 비키라/엑스비라의 한계를 파고들고 있다.
그러나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 역시 일부 환자에서는 내성검사가 필요하며, 아직 내성검사를 요구하지 않는 유전자형 1b형에서도 치료실패의 가능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임 교수와 사라진 교수의 지적이다.
먼저 임 교수는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가 비록 국내에서 가장 흔한 유전자형 1b형에서 유전자 검사가 필요없다고는 하지만, 실제 치료 성적을 보면 SVR 도달률이 전체적으로는 99%라 하더라도 내성이 있는 경우는 94%까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부터 내성검사를 하지 않았다면 모르지만, 다클라타스비르+아수나프레비르를 쓰려고 내성검사를 했는데 내성이 발견됐다면 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 복합제를 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이 경우에는 3제요법(비키라/엑스비라)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사라진 교수는 “만약 SVR 도달률이 95%라면, 5%의 환자는 100% 실패하게 되는 것”이라며 “한 가지 약을 써보고 필요하면 다시 다른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는 나라들의 경우 SVR도달률이 95%여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런 옵션이 없다면 최대한 완치율이 100%에 가까운 치료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