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는 제약계, 업체별 장단점 차별화

R&D·제휴·영업력 등...주력 분야 상이

2017-03-31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국내 제약산업에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으며, 각 업체별로 장점과 약점이 달라 아직은 절대 강자가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주요 상위 제약사들의 영업 및 재무현황을 분석, 업체별 강점과 약점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우선 국내 제약산업의 동향과 신용도상 점검 포인트로 ▲의약품에 대한 수요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시쟝규모 정체, ▲연구개발투자의 확대,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오리지널 신약도입 확대, ▲글로벌 시장 진출 추진 등 4가지를 꼽았다.

먼저 수요의 측면에 있어서는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성인병 등 만성질환자의 증가 등이 의약품 수요를 견인하고 있어 국내 제약업계의 안정적이 사업기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의약품 수요 증가는 건강보험의 약품비 지출 확대 요인으로, 약가 규제 위험이 상승해 시장성장을 제약하고 있으며, 다라서 건강보험의 흑자기조 유지 여부와 정부의 제약산업 정책방향이 주요 점검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개발 투자에 있어서는 국내 제약업계가 기존의 내수 및 제네릭 중심 영업에서 R&D를 기반으로 신약개발을 통해 국내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사업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연구개발 지출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와 같은 흐름은 신약개발능력에 기반한 장기적인 성장성 확보라는 측면에 있어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제약사의 수익성 및 현금흐름에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재무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연구개발 투자규모의 점진적인 확대 여부와 기술수출 등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선순환구조 구축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꼽았다.

다음으로 다국적 제약사로부터의 오리지널 신약 확대와 관련, 약가 인하와 리베이트 규제 강화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만회하기 위해 이러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우수한 제품경쟁력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와 광범위한 영업말을 가진 국내 제약사와의 이해관계가 부합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는 추가적인 신규 투자 없이 무형의 영업자산(판매처에 대한 영업력과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협상력)을 활용하기 때문에 재무부담은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자체 품목에 비해 낮은 마진율, 다수의 국내 제약사가 품목 도입 경쟁을 벌일 경우 협상력 저하로 전반적인 도입 가격의 하락 초래, 판권 회수 또는 계약 종료 등에 따른 실적 변동성 내재 등은 단점이라고 꼽았다

이에 다국적 제약사와의 원만한 영업관계 지속 여부, 특정 품목에 치우치지 않는 제품다각화 여부가 중단기적 모니터링 요소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연구개발 전략 없이 상품 판매에 집중할 경우 중장기적인 사업 경쟁력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R&D를 통한 자체 경쟁력 확보 수준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규제 강화 리스크를 회피하고, 국내 제약시장의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많은 제약조건에도 파머징 시장의 높은 성장성과 세계 3위 시장인 일본의 제네릭 비중 확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본격적인 특허 만료 도래는 또 다른 성장 기회라고 꼽았다.

그러나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cGMP 설비투자가 필수적이고,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별도의 바이오플랜트 및 기술 투자가 필요해 재무부담 가중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해외 투자성과 창출 여부, 해외사업 투자 관련 재무부담의 효과적인 관리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4가지 점검 포인트를 바탕으로 주요 상위제약사들을 비교한 결과, 모든 부분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업체는 없었으며, 특정 평가 요소에서의 상대적 우위가 다른 평가요소에서의 우위로 이어지지도 않았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결국 업체별 특성(R&D 중심, 다국적 제약사 제휴 주력, 광범위한 영업망 확보 등)에 따라 강점이 서로 달라 확고한 경쟁우위를 보유한 절대강자는 아직 등적하지 않았다는 것.

업체별로 살펴보면, 유한양행의 경우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의 안정적인 영업관계를 기반으로 다양한 적응증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을 계속 출시해 사업안정성 평가항목 중 매출액과 대형제품수, 대형제품에 대한 집중도, 원외처방 실적 등에서 강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우수한 영업력과 안정적인 배당수익에 힘입어 재무안정성은 비교대상(녹십자,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한독, 한미약품 등 6개사) 중 최고 수준이라고 꼽았다

그러나 연구개발 실적 및 R&D투자규모 측면에서는 비교대상 업체 중 중하위권에 속하고 있으며, 다국적제약사로부터 도입한 품목 비중이 높아 수익성 지표 ‘[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R&D]/매출액‘은 열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녹십자에 대해서는 혈액제제와 백신제제 부문의 내수 지배력과 백신제제의 수출 확대 등에 힘입어 사업안전성 평가항목 중 매출액, 대형제품 수에서 업계 최상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연구개발투자도 혈액제제와 백신제제 외에 항암제, 헌터증후군, 간염 등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특화 영역에서의 우수한 사업경쟁력 확보로 수익성 지표가 양호하며, 혈액제제 북미시장 진출 등과 관련한 시설투자에도 불구하고 재무안정성 평가항목은 비교대상 중 유한양행에 이어 최고 수준이라고 꼽았다.

그러나 최근 5년간 국내 신약허가, 기술수출, 미국 FDA 또는 유럽 EMA 승인 등을 기준으로 집계한 연구개발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며, 사업구조가 백신과 혈액제제에 특화되어 있어 원외처방실적도 사실상 비교가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사업안정성 평가요소에서 비교적 고른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퀀텀프로젝트 계약변경에 따른 매출 취소 등으로 외형이 줄었지만, 여전히 유한양행과 녹십자에 이어 대웅제약과 함께 업계 3위권이라는 것.

또한 국내 대표적인 연구개발 중심 제약사로서 R&D 실적 및 투자규모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그동안 열세에 있던 대형제품 수도 팔팔, 구구와 노바티스에서 도입한 가브스 등이 대형제품으로 성장해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원외처방실적 역시 종근당에 이어 업계 2위로 높은 자체개발 품목 비중,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에 힘입은 (EBITDA+R&D)/매출액) 지표는 비교대상 중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내 최대규모의 연구개발비 투자와 수출 전용공장 및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설비투자 등으로 재무안정성 지표는 유한양행, 녹십자에 비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은 사업 안정성 평가요소 중 특별히 우월적 지위에 있는 분야는 없지만, 강점 분야가 비교적 고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출액은 한미약품과 함께 업계 3위권이며, 대형제품 수도 2015년 기준 15개에 달한다는 것.

다만, 최근 5년간 연구개발 실적이 다소 미흡하며, 원외처방실적의 경우 2013년까지 업계 1위였으나 대형 신제품 발굴이 지연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해외매출 확대, 판관비 통제 노력이 수반되면서 (EBITDA+R&D]/매출액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충붕 오송 cGMP 공장 건설투자로 차입금이 확대됨에 따라 비교대상 중 재무안정성 지표의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동아에스티는 사업안정성 평가요소 중 연구개발 실적 측면에서 우위에 있으며, 기존 주력제품들의 안정적인 판매실적으로 대형제품 수, 대형제품 집중도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체개발 품목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EBITDA+R&D]/매출액 지표도 양호하며, 총 차입금이 3000억원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어 재무안정성 지표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보이지만 보유 현금성 자산이 풍부해서 2016년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68억원에 불과해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은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비교대상 업체들이 2012년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을 달성한 반면, 동아에스티는 외형이 5800억원 내외로 정체된 상황이라며, 대형 신제품 발굴이 부진해 원외처방실적의 감소세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2012년 이후 R&D 투자규모 확대도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한독은 사업안정성과 재무안정성 평가요소 전 부문에서 비교대상 업체들과 비교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나마 2012년 사노피와의 합작관계 정리 후 해외 타 제약사와의 영업관계 구축과 의료기기 부문의 사업강화, 태평양제약의 제약사업부 영업양수 등을 통해 취급품목을 확대함으써 외형은 소폭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원외처방실적이 1400억원 내외로 정체된 상황이고,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수익성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저수익구조로 인해 R&D투자가 제한적인 반면,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투자확대로 재무부담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